[기독일보 윤근일 기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NCCK, 총무 김영주 목사)는 세월호 참사일인 16일부터 주일까지를 세월호 참사의 진실규명을 위한 기도기간으로 정했다.
NCCK는 13일 "지난 10일 회원교단 교단장모임에서 세월호 참사 진실규명을 위한 기도기간 등을 결정한 후 모든 회원교단에 목회서신을 보냈다"며 이같이 밝혔다.
'세월호를 기억하는 기도 기간'은 세월호 참사 1주기인 오는 16일부터 주일까지다. NCCK 회원교회는 16일부터 18일까지 정오의 추모묵념과 기도를 가지고 19일 주일예배시 특별기도를 가진다.
NCCK가 목회서신을 통해 밝힌 기도제목은 ▲ 세월호 사건 진실규명을 위하여 ▲ 세월호특별법 정부시행령 철회를 위하여 ▲ 세월호 선체 인양을 위하여 ▲ 세월호 사건 배상 및 보상 일정 논의 중단을 위하여 ▲ 온전한 세월호특별법 시행 등이다.
NCCK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슬픔과 고통 속에서 맞이하면서 한국교회가 세월호 가족들을 위해 간절한 기도를 모아줄 것을 요청한다"며 "가족들의 소망을 담은 기도제목을 가지고 함께 기도해 세월호 가족들이 죽음의 슬픔을 이겨내고 온전한 부활의 기쁨을 함께 누릴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 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NCCK는 오는 14일 오후 7시 30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기독인 연합기도회를 가지고 기도회 참석을 회원교회에 요청했다.
세월호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들의 소망을 위해 함께 기도합시다!
"야훼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괴롭습니다. 울다 지쳐 눈은 몽롱하고 목이 타며 애간장이 끊어집니다. 괴로워서 숨이 넘어갈 것 같으며 한숨으로 세월을 보냅니다. 더 견딜 수 없이 기운은 다하였고 뼈 마디마디가 녹아납니다." (시편 31:9-10)
사망의 권세를 이기시고 부활하신 우리 주 예수그리스도의 평화가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지난 고난주간, 우리는 세족목요일과 성금요일을 팽목항에서 보냈습니다. 그리스도의 부활의 소망과 기쁨을 온전히 누리기에는 치유되지 않은 아픔과 상처가 너무도 쓰라린 사람들과, 거대한 배와 함께 차디찬 바다 속에 가라앉아 아직도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이 거기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들과 걸으며, 그들의 발을 씻겨 주며, 그들이 가라앉은 곳에서 눈물을 뿌리며, 잊지 않겠노라고, 끝까지 곁에 머물겠노라고 다시 한 번 다짐했습니다.
세월호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들에게 이 부활의 계절은 여전히 춥고 시리기만 합니다. 참사 1주기가 다 되도록 제대로 된 진실규명은 시작조차 하지 못했는데, 지난 3월 27일 발표된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안은 특별조사위원회의 조사권을 사실상 무력화시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발표를 접한 세월호 유가족들은 절망과 울분을 감추지 못하고 "특별법 시행령안을 폐기하고, 선체 인양 공식 결정 때까지 배·보상 절차를 전면 중단해 달라"고 요구하며 삭발을 감행하였습니다. 꽃샘추위 속에서 머리를 깎고, 왜 죽어야만 했는지 모르는 아들딸들의 이름을 부르며 오열하는 어머니들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였습니다.
"자식을 구하지 못한 우리는 못난 죄인입니다." 지난 3월 31일에는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이 교회협을 찾아왔습니다. 가족들은 "청운동 앞 길바닥에서 자면서도, 우리 딸이 있는 배안은 얼마나 더 추울까하는 생각뿐입니다. 아이가 살아 돌아오지 못하는 것은 알지만, 가족들이 아이를 보낼 수 있도록 세월호를 온전히 인양해서 확인만 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 제발 남은 실종자들을 찾아서 우리도 유가족이 될 수 있게 해주세요."라고 부탁했습니다. 가족들이 돌아간 자리에는 울먹이느라 먹지 못한 도시락이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그동안 교회협은 세월호 가족들의 곁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슬픔과 고통 속에서 맞이하면서 우리는 한국교회가 세월호 가족들을 위하여 간절한 기도를 모아 주시 것을 요청 드립니다. 아래와 같이 가족들의 소망을 담은 기도제목을 가지고 함께 기도해 주셔서, 세월호 가족들이 죽음의 슬픔을 이겨내고 온전한 부활의 기쁨을 함께 누릴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 주시기 바랍니다.
기도제목
1. 세월호 참사의 모든 진실이 규명될 수 있기를 기도합시다.
2. 특별조사위원회를 무력화 시키는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안 철회를 위해 기도합시다.
3. 온전한 선체인양과 실종자들의 수습을 위해 기도합시다.
4. 유가족들의 뜻을 호도하려는 의도가 담긴 배·보상 절차가 중단되기를 기도합시다.
5. 온전한 세월호 특별법 시행으로 공의로운 사회가 건설될 수 있기를 기도합시다.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 황용대
총무 김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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