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윤근일 기자]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이 23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대수비)에 불참했다. 이전 퇴진 논란에도 회의에 빠지지 않았던 김 실장의 모습을 볼 때 이례적인 것이어서 후임 비서실장 인선이 임박한 것으로 여겨진다. 김 실장은 그동안 부처별 업무보고나 당 지도부 회동 등에 참석하지 않은 바 있지만 대수비에 불함한 것을 두고 이같은 분석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해 민경욱 대변인은 이날 오전 대수비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실장의 참석 여부에 대해 "그건 봐야 되겠지만 참석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이 이날 대수비에 불참한 것은 사실상 비서실장직을 내려놓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 실장은 전날까지도 청와대에서 비서실장 주재 수석비서관회의를 열어 설 연휴 동안 밀린 국정 현안을 논의했다. 회의 말미에는 동고동락한 수석들과 악수를 나누며 "대통령을 잘 보필해달라"고 당부했다. 작별인사를 나눈 셈이다.
지난 17일 열린 국무회의에서는 장관 등 국무위원들과 악수를 하며 작별인사를 나눴다. 이미 박 대통령이 김 실장의 사의를 수용했고 설 연휴 이후 후임 비서실장 인선을 단행키로 한 점을 감안할 때 김 실장의 대수비 불참은 후속 인사가 임박했다는 의미로 여겨진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박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을 맞는 25일 이전에 후임자 인선이 발표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총리부터 비서실장에 이르는 인적쇄신을 모두 마무리하고 집권 3년차 국정운영의 새출발을 알린다는 의미에서다. 이에 따라 이르면 이날 오후나 24일께 새 비서실장이 발표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은 김기춘 실장의 사의를 지난 17일 수용한 상태지만 아직 사표는 수리가 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