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이 좋아 춤춘다”는 말은 너무 당연하게 들리지만, 춤을 사랑하는 대부분 사람들의 지론이다. 그저 춤이 좋은 것이다. 그런데 최근 만난 드보라워십댄스 단장 강정아 전도사(드보라세계선교센터 대표)는 “하나님이 좋아 춤을 춘다.”
한번도 춤을 배워본 적이 없지만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보이는 나의 모습으로 표현해 내고 싶다”는 간절함으로 울며 매달렸을 때, 하나님께서 손에 고이 쥐어주신 보석 같은 은사가 그녀에게 있어 “춤”이란 단어의 정의다.
화려한 사람도 아니고, 그렇다고 춤을 좋아했던 것도 아니었지만 강 전도사에게는 ‘춤’이란 소명이 주어졌다.
'찬양의 권능'을 읽다 만난 주님, 삶이 바뀌다
20살 어린 나이에 시집 와 남편따라 먼 타향, 미국에 와서 5불짜리 티셔츠를 팔며 생계를 이어가던 강 전도사 였지만 한 교인이 선물해 준 책 <찬양의 권능- 멀린 케로더스>을 읽다가 하나님을 체험한 후로, 온전히 하나님께 붙들린 삶을 살아가게 된다.
“가게에 앉아서 집사님이 선물해 준 책 3~4페이지 쯤을 읽는데 갑자기 ‘범사에 감사하라’는 음성이 가슴을 쿵쿵 때렸어요. 생전 이런 말은 처음 들은 듯이 ‘아니, 이런 한국말도 있었나’ 하며 그 날 장사를 접고 집으로 가서 기도했습니다. 이 말씀을 하신 분이 누구신지 모르겠지만, 이 말씀을 하신 분이 도스토예프스키면 도스토예프스키를 믿겠고, 부처님이면 부처님을 믿겠고 평생을 그 분을 위해 삶을 바치겠다고 기도하는데, 음성이 고요하게 들렸습니다. ‘이 땅에 나시고 사시고 우리의 죄를 위해 돌아가시고 다시 살아나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라고요. 그 말을 듣고 왜 하나님의 아들이신 분이 나를 위해 돌아가셨냐고 눈물 콧물을 쏟으며 울었죠. 그랬더니 ‘네가 알고 있는 예수를 전하라’고 하셨어요. 이상하게 눈물이 뚝 그치더니 그 때 이후로는 소위 전도 ‘만’ 했습니다.” 어릴 때도 교회를 다녔었지만, 예수님은 잘 알지 못했다는 강 전도사는 이런 체험을 통해 생의 극적 전환을 맞는다.
그래서 신학교를 생각했고, 3년 반을 공부했다. 그런데 6개월을 남겨두고 풍파가 찾아왔다. 하고 있던 비즈니스는 망하기 직전까지 치닫고, 가정도 파탄에 다다랐다. ‘예수에 미쳐 가정도 사업도 날렸다’는 말들로 하나님 영광을 가리며 계속 신학공부를 이어갈 수 없다는 생각에 공부를 접었다. 미국 직장을 잡아 7년 간 일하면서 착실히 돈도 모았다. 어느 정도 삶이 안정되면서, 사업체나 집을 사기로 결심했지만 이번에도 번번히 길이 막히는 듯 했다. 그렇게 7년 만에 다시 하나님께 얼굴을 돌린다.
“금식기도를 했어요. 하나님과의 첫 사랑을 회복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게 들어서, 15일 금식기도를 하는데 하나님을 향한 뜨거운 사랑이 가슴에서 다시 우러나오기 시작했어요.”
“하나님, 어떻게 돌아요? 서는 건요?”
강 전도사는 기도하는 중 “누가복음 7장 32절”을 읽었다. 가슴 속에서 하나님의 음성이 들리는 것 같았다. ‘내가 피리를 불어도 너희가 춤추지 않고, 곡하여도 너희가 울지 않는구나’ 강 전도사의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하나님, 제가 천국의 광대가 될께요. 하나님 피리를 부실 때 함께 춤추고 곡할 때 함께 울께요.” 강 전도사는 그 때 부터 찬양만 틀면 몸이 저절로 움직였다. 말 만으로는 왠지 성이 안차는 듯이 기도할 때도 ‘~주세요’ 할 때면 저절로 손이 하늘을 향해 올라갔다.
“무엇을 하든지 몸으로 다 표현 하게 되는 거에요. 그렇게 펜실베니아 좁은 시골 집에서 혼자 연습하기를 6개월 즈음 됐을 때 갑자기 다니던 교회의 목사님께서 내년에는 워십댄스팀을 만들겠다고 선언하셨어요. 그런 기회로 한번 예배당 앞에서 워십댄스를 선보인 적이 있는 데, 교인들이 모두 놀란 거에요. 시골 교회에서 저를 뻔히 아시는 분들이 ‘같은 사람 맞느냐? 전혀 딴 사람 같았다’면서….”
강 전도사의 워십 실력에 놀란 담임 목사는 워십댄스팀을 이끌며 교인들을 가르치길 권했다. ‘한번 배워본 적도 없는 워십을 어떻게 가르친단 말인가?’ 강 전도사는 두려웠지만 그래서 기도했다.
“아버지, 어떻게 돌아요?”하고 기도하면 팽이가 빙글빙글 돌아가는 모습이 보였다. 아, 팽이는 끝이 뾰족하니까 발꿈치를 이렇게 들고 돌면 되겠구나. “아버지, 어떻게 서나요?”기도하면 갈라디아서 2장 20절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구절이 생각나 십자가에 못 박히신 모습을 몸으로 표현해봤다. 그런 자세로 올린 손만 내리니 똑바로 선 자세가 되었다.
“한번은 ‘거룩함을 어떻게 표현하나요?’하고 기도했더니 큰 바위를 손에 안겨주시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그래서 손에 있는 큰 바위를 들어올리는 느낌으로 몸 찬양을 했더니 무릎을 탁 치게 되더라고요. 아, 거룩함은 이렇게 표현하면 되는구나!”
강 전도사는 한번도 춤을 배워본 일이 없다.
“신기하게 저는 ‘아버지, 발레 저거 어떻게 해요?’하고 기도하면 발레하는 영상이 스폰지처럼 빨아들여져 발레 동작이 머릿 속에 새겨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한번 보고 기도하면, 그대로 따라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
한번도 춤을 배워본 적이 없어요. 개인 강사에게도 배워보려고 하고 여러 방법을 찾아봤지만 늘 막으셨어요. 강사가 일주일 정도 오다가 아파서 포기해 버리고, 몇번 반복되니까 ‘아, 이 워십을 통해 순전히 하나님 영광만 드러나게 하시려고 그러시는 구나’ 하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삶의 3요소가 된 기도, 춤 그리고 자유
그래서 강 전도사는 기도한다. 그리고 춤춘다. 춤은 기도의 연장선상이고 기도는 춤을 추기 위한 필수 요소가 되어 그렇게 잇고 이어진다.
“하나님은 보이지 않으시잖아요.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보이는 제 몸을 통해 보여드리고 싶어요. 그 소원이 너무 간절해서 많이 울며 기도했었는데, 한 번은 펜실베니아에서 행사가 있어 워십댄스를 선보이게 됐어요. 한 안 믿는 사람이 와서는 ‘나는 세상에 이런 춤은 한번도 본 적이 없어요. 춤을 추실 때 제가 하나님을 봤어요.’하고 말하는 거에요. 정말 하나님께서 제 기도를 들으셨구나 하고 얼마나 감동했는지 몰라요.”
그렇게 워십댄스를 하면서 사역의 길이 열리고 3년 반 만에 아쉽게 포기했던 신학과정을 메릴랜드에서 편입해 이어가게 하셨다. 지금은 워싱턴침례대학교에서 신학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자비량으로 선교하는 드보라워십댄스는 큰 교회, 작은 교회를 가리지 않고 부르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간다. 가난한 교회가 사례비를 조금이라도 쥐어주면 기어코 받지 않는다. 큰 교회에서 어쩌다 사례비를 받아도 그 만큼 꼭 헌금하고 돌아온다. “돈이 정말 없을 때도 사례비로 받은 50불을 하나님은 꼭 가난한 교회에 다시 돌려주라고 하셨다”는 그녀는 “처음엔 하나님의 뜻이 궁금했지만 이제야 그 뜻을 알게 됐다”고 고개를 끄덕인다.
드보라세계선교센터 안에 헤세드커뮤니티교회 사역을 맡으면서 헌금이 들어오면 어떻게 써야 하냐고 하나님께 기도한 적이 있다. 강 전도사가 받은 응답은 ‘네 전부를 드려라’였다. 그래서 가진 것도 없으니 신용카드와 자신의 이름으로 된 은행계좌를 모조리 닫고 하나님 사역을 위한 드보라세계선교센터 계좌만 열어두었다. 그런 훈련을 마친 후 하나님은 늘 베풀면 갑절이 넘게 돌아오는 물질의 축복을 부어주셨다.
이 후로 그녀는 자신을 위해 쓰는 돈이 하나도 없다. “신기하게 옷과 구두부터 염색하는 것까지 다 들어와요. 제가 사는 것이 없어요.” 하나님께 드렸더니 부족한 것 없이 채워주시는 것을 삶으로 체험하고 있다는 그녀는 오늘도 하나님을 위해 몸으로 입으로 찬양한다. 그리고 외친다. “지역 선교, 나라 선교, 세계 선교”라는 지상명령을 작게, 그리고 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