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오상아 기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한국교회발전연구원이 진행한 종교개혁500주년기념 연속심포지엄이 '한국교회, 마르틴 루터에게 길을 묻다'는 주제로 25일 오후 5시30분부터 경동교회(담임 박종화 목사) 장공채플에서 진행됐다.
실천신학대학교 김선영 교수는 "개신교의 창시자 루터를 놓고 현재 개혁을 소리 높여 외치는 한국 개신교회 내에서는 마르틴 루터가 '오직 믿음만으로'를 외쳐서 믿음만 강조하다가 삶이 엉망이 되어 한국 개신교가 이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다는 말이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며 "루터한테 책임이 있는가?" 질문했다.
김 교수는 루터 당시에도 "루터는 외적인 경건 행위들은 아무리 해도 죄의 용서를 낳지 않고 죄인인 인간은 오직 믿음만으로 의롭게 된다고 가르쳤다. 그럼으로써 그의 논적들로부터 (그와 그의 추종자들이) 선행을 비난하고 무효화하며 성화를 소홀히 한다는 맹공을 받았다"며 "이에 대해서 루터는 이러한 고발들이 전적으로 자신에 대한 오해로부터 기인한 것이고, 그의 논적들의 비방임을 역설하면서 그러한 고발들을 논박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그는 또한 심지어 그의 추종자들 중에서도 많은 수가 오직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에 의해 의롭게 된다는 자신의 가르침을 오해하고 있다고 지적한다"며 "루터의 가장 성숙한 저술로 간주되는 '갈라디아서 강해'(1535)에서 그의 딜레마(믿음과 사랑이 그리스도인의 삶의 두 개의 필수 구성요소라는 것)를 노골적으로 표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오직 믿음만으로'는 그의 사후에도 계속해서 동일한 오해를 인해 비판을 받았다"며 존 웨슬리의 비판을 언급했다.
존 웨슬리는 1738년 5월 24일 올더스게이트(Aldersgate)에서의 회심 사건으로 루터의 의롭게 됨에 관한 가르침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됐고 루터를 칭송했지만 당시 믿음에 대한 루터의 이해를 정적주의적 태도로 수용한 모라비안신도들, 특히 런던의 모라비안신도의 모습에는 동의하지 못했다고 김 교수는 말했다.
그러면서 "존 웨슬리는 루터가 의롭게 됨에 관해서는 대가이지만 거룩하게 됨에 관해서는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고 언급한다"며 또한 "현재 보스턴대학교 교회사 명예교수인 카터 린드버그(Carter Lindberg)는 루터파들은 의롭게 됨은 크게 소리쳐 외치면서 성화는 소곤거리기만 하느냐는 질문에 대하여 그렇지 않다는 대답을 던지면서 루터는 '값싼 은혜'를 설교했다는 수세기 동안의 의혹은 잘못된 것이라고 역설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루터는 그가 이 믿음에 의해 의롭게 됨에 가르치던지 가르치지 않던지 어느 쪽을 선택하더라도 위험에 처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음을 인식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고 소개했다.
"만약 은혜 혹은 믿음이 설교되지 않는다면 어느 누구도 구원받지 못한다. 왜냐하면 믿음만이 의롭게 하고 구원하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로 믿음이 설교된다면-그것은 반드시 설교되어져만 하므로, 대다수의 사람들은 믿음에 대한 가르침을 육적인 방식으로 이해하고 영의 자유로 변형시켜 놓는다."
김 교수는 "이러한 상황을 깨달으면서 루터는 특히 두 종류의 위선자들이 있음을 탐지한다. 한 종류의 위선자들은 근면하고 진지하기는 하지만 행위에서 자신의 의를 추구한다. 다른 종류의 위선자들은 믿음이 행위 없이 의롭게 하므로 그들은 모든 행위로부터 면제되었다고 오판하면서 게으름, 태만, 나태 가운데 선행들을 무시한다. 그리고 자신들이 참된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착각하면서 값비싼 그리스도인의 자유를 싸구려 방종으로 둔갑시킨다"고 말했다.
또한 "루터는 특히 후자의 경우를 통해서 소위 그리스도인이 참된 그리스도인의 자유를 오용하고 남용하면서 타욕, 자만, 시기, 폭력, 그리고 파괴 등과 같은 악한 욕망들에 쉽게 응하거나 혹은 그러한 행위들을 행하고도 믿음으로 용서받았다는 자기기만적인 모습들을 목격한다"며 "루터는 이러한 자유를 참된 그리스도인의 자유가 아닌 육의 자유요 '비행'이라고 지칭하면서 '진주를 발밑에 밟아 뭉개는 돼지'(마태복음 7:6)처럼 비행을 저지르는 자들을 가차 없이 책망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바울의 말을 빌려 루터가 그들에게 외친 말을 인용했다.
"'그러지 말지어다. 너희 사악한 자들이여'라고 바울이 말했다. 행위 없이 믿음만이 홀로 의롭게 한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나는 여기서 참된 믿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 진정한 믿음은 의롭게 한 후 잠자러 가지 아니하고 사라을 통해 활동한다...(믿음은)참되며 살아있다. 그것은 사랑을 통해서 선행을 자극하고 선행에게 동기를 준다."
김선영 교수는 이어 "루터는 자기 자신을 진정한 사랑 혹은 선행의 참된 옹호자로 제시한다"면서 "루터는 '진정한 선행들의 사탄의 증오'에 대항해 '충실한 설교자들이 믿음에 대한 가르침만큼이나 선행을 강력이 권고할 필요가 있는데, 그것은 사탄이 이 둘 다에 의해서 분노하며 그것들에 격렬하게 저항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고 했다.
덧붙여 "루터는 이러한 입장을 자신의 고안이 아닌 바울의 가르침으로 제시한다"며 "루터는 '그리스도인의 주요 특성들, 즉 그리스도인의 전 삶과 존재는 믿음과 사랑이다... 복음서 전체에서 믿음과 사랑보다 더 분명하게 강조되고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김 교수는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