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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일보 박성민 기자] 4일 전격적으로 이뤄진 황병서·최룡해·김양건 등 권력핵심으로 꾸려진 북한 대표단의 방한을 놓고 '남북간 협상 주도권을 쥐기 위한 서프라이즈 특사외교' '남북관계 경색 타개용 카드' '김정은 건재 과시' 등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일본 교도통신은 이날 "김정은 제1국방위원장의 최측근인 황병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 등을 한국으로 보낸 것은 '서프라이즈 특사외교'를 연출해 남북 교섭을 재개함과 동시에 협상 주도권을 잡으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유엔 등 국제무대에서 최근 북조선 국내의 인권 문제를 비난 대상으로 삼아 핵·미사일 문제와 함께 북조선 포위망을 구축하기 위한 구실을 늘려가고자 공세를 강화해온 한국은 전날 북조선 고위급 인사들의 파견을 타진 받고 이를 받아들이기 위한 준비에 쫓기는 형국으로 회담을 맞이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또 "북조선은 아시안게임 기간 중에도 박 대통령을 비난하는 성명을 잇달아 발표했지만 돌연 자세를 일변해 한국의 국가적 행사에 고위급 관리를 파견하는 파격적인 대화 자세를 내비쳤다"며 "박 정권의 동요를 이끌어내려는 의도가 농후하다"고 분석했다.

통신은 "황 국장은 4일 오전, 군복 차림으로 인천에 도착했다"며 "평화 축제인 아시안게임 폐막식에 참석하기에는 어울리지 않는 복장에는 한국을 자극하려는 의도도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북조선은 최근 구속 중인 미국인에 대한 유럽과 미국 언론의 취재를 허용하며 오바마 정권 흔들기도 강화하고 있어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체 중인 외교와 남북 교섭의 돌파구를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견해를 밝혔다.

정부 당국자는 개인의견임을 전제로 "북한이 남북관계와 관련해 몇가지를 점검하는 차원의 방문일 것"이라며 "앞으로 박근혜정부가 3년 남았는데 이명박정부와 다르게 남북관계를 좋은 쪽으로 끌고가려는 의지가 있는지를 점검하는 차원의 시도한 듯하다"고 분석했다.

이 당국자는 또 "8월에 우리가 고위급접촉을 제의했는데 협상에서 주도권을 얻어려는 저쪽은 당황스러웠던 듯하다. 그래서 주도권을 회복하려는 전술적 측면이 있다"면서 "아울러 김정은 건강 때문에 북한체제가 불안하다는 상황에서 3명이 한꺼번에 내려옴으로써 김정은체제가 강건하다는 메시지를 보내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 입장에서는 아마 남북대화가 진행돼야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 사안들이 많다"며 " 경제측면에서 외국 자본 유치가 있고 외교에서는 대중 대미 대일관계 등 모든 외교관계와 관련해서 남북관계를 넘어서야 하므로 이번에 실세 3명을 보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 교수는 또 "황병서란 인물은 사실상 김정은을 대신해 군을 통제하는 핵심 요직인데 황병서를 보낸 것은 남북관계 개선에 북한 군부도 협력할 의사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상당한 의미가 있다"며 "김양건만 왔으면 또 군부 동의를 거쳐야 하는데 아예 군부 최고 실세를 데려온 것은 남북관계 개선과 관련해 군부의 지원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동시에 보여주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김정은은 체육을 통해 국가의 자긍심을 고취시키려 노력하고 있는데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생각 이상의 성과를 보인 것으로 평가하는 듯하다"며 "황병서가 폐막식을 축하하는 장면을 촬영해 방송에 내보내는 것은 북한 국내정치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남북관계가 경색되고 있던 와중에 관계 복원의 불씨를 되살림으로써 모멘텀을 살렸다고 볼 수 있다"며 "최근에 박근혜 대통령의 유엔 발언을 계기로 강하게 대남비난을 해왔던 북한이 군 최고 실세나 대남 담당, 당 실세 등 3인을 내려보내 관계 복원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시했다. 고위급 접촉해야 현안을 다룰 수 있으므로 고위급 접촉 재개도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의 김정은 제1비서가 당과 군부의 최고 핵심 실세들을 한국에 파견한 것은 극도로 경색된 남북관계에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카드를 내민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 위원은 "북한 고위급 실세들의 이번 방한은 2009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시 북한이 김양건 비서와 김기남 비서를 특사 조문단으로 파견한 것과 비슷한 접근 방식"이라며 "이는 북한이 최근 민감하게 반응해 온 대북 전단 살포 문제와 관련해 청와대와 대타협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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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대표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