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박성민 기자] 개인정보범죄 정부합동수사단(단장 이정수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은 4일 경품행사 당첨 조작 및 개인정보 불법유출 의혹을 받고 있는 대형 유통기업 홈플러스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날 오후 2시께 서울 강남구 역삼동 홈플러스 본사와 경품행사 대행업체 B사 등 2곳에 검사와 수사관 20여명을 보내 7시간이상 압수수색을 통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경품행사와 관련된 자료물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경찰에서 송치받은 사건을 보강수사하는 과정에서 경품조작 뿐만 아니라 개인정보가 대량 유출된 단서를 추가로 포착했다.
홈플러스 측이 고객을 대상으로 한 경품행사 추첨결과를 조작, 일부 직원들이 경품을 빼돌리는 과정에서 고객의 개인정보를 부정한 목적으로 사용하거나 유출한 정황을 잡은 것이다.
검찰은 홈플러스 보험서비스팀 정모(35) 과장 등이 고객정보를 고의로 빼돌리거나 부정거래했을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홈플러스 회사 측이 경품행사에 응모한 고객 개인정보에 대한 관리 소홀을 넘어 외부에 판매했을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홈플러스 노조는 회사 측이 경품행사 응모용지에 적힌 개인정보를 건당 4200~4500원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경품행사마다 10억원 이상의 수익을 거둔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대로 홈플러스와 경품대행사 관계자들을 소환해 개인정보를 빼돌린 경위와 자세한 유출경로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만약 홈플러스의 고객정보 유출 사건이 직원의 단순 개인 비리가 아닌 회사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졌거나 임직원 묵인 하에 오랜 기간에 걸쳐 상습적으로 유출된 것으로 확인될 경우 회사 전반으로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검찰은 정씨 등이 개인정보를 유출한 것으로 드러날 경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 등을 추가로 적용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에서 송치받은 사건을 수사하다가 개인정보가 유출된 정황을 포착하고 압수수색을 실시한 것"이라며 "개인정보가 어디로 유출됐고 어떻게 쓰였는지는 앞으로 수사해봐야 안다"고 말했다.
앞서 홈플러스는 정 과장 등 4명이 고가의 외제차 경품 추첨을 조작한 사실을 발견, 이들을 업무상 배임·업무방해 혐의로 지난 7월 말 서울 강남경찰서에 고소한 바 있다.
경찰은 지난달 말 정 과장을 업무상배임 등 혐의로 구속하고, 보험서비스팀 직원 최모(32)씨와 경품 추첨을 담당한 협력사 직원 손모(44)씨, 정 과장의 지인 김모(32)씨 등 3명을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정 과장 등은 지난 2012년 5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네 차례에 걸친 경품행사에서 지인 명의로 응모한 후 이벤트에 당첨되도록 추첨결과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경품추첨 대행업체 직원인 손씨에게 경품행사 당첨프로그램에 '특정값'을 입력하는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조작, BMW 2대와 아우디 A4 1대, K3 1대 등 총 1억5000만원 상당의 경품차량 4대를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정씨와 최씨는 경품으로 받은 차량을 되팔아 각각 7000만원, 3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겼으며, 김씨 등 당첨자 명의를 빌려준 지인에겐 한 사람당 100만~200만여원씩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와 별도로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홈플러스 본사에 조사관을 파견해 경품 이벤트 조작과 판매장려금 의혹 등을 조사, 관련 자료를 제출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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