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초대형 메가처치 수정교회 전경. ⓒWikipedia |
로버트 슐러 목사가 설립한 美 수정교회 부동산이 가톨릭 오렌지 카운티 교구에 매각된다. 17일(이하 현지시각) 샌타애나 연방 파산법원 로버트 콴 판사는 수정교회 부동산 매입자를 가톨릭 OC교구로 최종 결정했고, 이에 따라 오렌지 카운티 교구는 총 5,750만 달러에 수정교회 본당과 부속 건물을 매입하는 절차를 밟는다.
당초 수정교회를 매입할 것으로 알려졌던 채프먼대학교에 대해 교회 창립자인 로버트 H. 슐러 목사(85세)는 법원에 제출한 문서에서 “채프먼대학교에는 건물을 팔 생각이 없다”며 “언젠가 비종교적인 목적으로 건물을 사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오렌지 카운티 교구 측은 수정교회에 제시한 매입 조건에 교회 기존 시설을 최대한 보존하는 한편, 도서관과 방문센터를 만들어 수정교회 창립자 로버트 슐러 목사의 업적을 널리 알리겠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슐러 목사의 딸이자 현재 수정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콜맨 목사는 성명서에서 “가톨릭에 건물을 매각하는 것이 매우 마음이 아픈 일”이라면서도 “여전히 하나님께서 기적을 행하실 시간은 충분히 있다”고 희망을 버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번 매각으로 수정교회는 건물의 대부분을 재임대할 수 있는 옵션을 획득하게 됐고, 앞으로 3년 내에 새 건물을 찾아 이전해야 한다.
수정교회는 웅장한 교회건물과 자동차극장형 예배, TV 설교 방송인 ‘능력의 시간’ 등으로 선교 열정을 불태우는 한국교회 목회자들 사이에 큰 호응을 얻어왔었다. 특히 교회당 내부에는 세계 최대 파이프오르간이 설치되어 있어 목회자들 사이에 자주 회자되어 왔던 교회이기도 했다.
출석교인 수가 1만명을 크게 웃돌았던 수정교회가 재정난을 겪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6년 로버트 H. 슐러 목사(84)가 아들에게 목회직을 세습하면서부터 였다는게 교회 안팎 관계자들의 지배적인 견해다. 공교롭게도 세습 이후 부자간·남매간 불화를 겪은 아들 슐러 목사는 갈등 끝에 교회를 떠난 바 있다. 교회 내 갈등에 따른 교인 감소 그리고 세계적인 경제위기는 설상가상 수정교회를 기울대로 기울게 해 파산을 면치 못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