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과 아프리카 등지에서 분쟁과 극단주의 테러로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기도와 금식 운동이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다.
먼저 이라크에서 최근 수니파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 IS(이슬람 국가)가 제2의 수도 모술을 점령하고 이 지역 기독교인 주민들을 박해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짐에 따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는 이들 기독교인들에 대한 연대감을 표시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모술에서는 기독교인들을 무슬림들과 구별하기 위해서 IS 테러리스트들이 기독교인들의 집마다 아랍어로 기독교인을 의미하는 단어의 첫 알파벳인 'N' 자를 새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많은 SNS 유저들은 자신들의 프로필 이미지를 N 자가 포함된 이미지로 바꾸거나, 트위터에서 '우리도 N'이라는 의미의 해시태그 #WeAreN을 공유하는 등의 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운동에 이라크 현지 기독교인은 감사를 표했다. 그는 "세계인들이 우리를 지지해 주고 있다는 것이 매우 힘이 된다. 우리는 기독교인인 것이 자랑스럽고, 앞으로도 영원히 기독교인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이라크 상황에 대해서는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들은 믿기 어려울 지경이다. 이 지역에서 2천 년 넘도록 이어져 온 기독교 역사가 파괴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이 너무나 슬프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이러한 극단주의자들이 모술에서 이슬람 국가를 선언하고 교회를 모스크로 바꾸가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한편, 나이지리아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단체인 보코하람에 의해서 납치된 여학생들의 무사귀환을 위한 기도와 금식 운동도 현지시간으로 오늘인 24일 100일째에 접어들었다.
워싱턴DC에서는 이날 나이지리아 대사관 앞에서 여학생들의 구조를 위한 나이지리아 정부와 국제사회의 노력을 촉구하는 행진 시위가 계획되어 있다. 이 행사를 주최하는 종교와민주주의연구소(IRD)와 주빌리캠페인(Jubilee Campaign ), 워킹그룹온나이지리아(Working Group on Nigeria)는 "보코하람의 의도는 나이지리아를 강압적으로 이슬람 국가로 만드려는 것이고 이는 나이지리아 국민들은 물론 미국 보안에도 심각한 위협을 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보코하람은 지난 4월 15일 치복 시의 여자중등학교 기숙사를 공격해 잠을 자고 있던 여학생 250여 명을 강제로 끌고 갔으며, 인근 지역에서 추가로 납치를 벌여 총 300여 명의 소녀들을 유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지금까지 53명의 소녀들만이 탈출에 성공했다. 자녀들의 생사마저 알 수 없는 가운데 부모들 중에는 트라우마 심화로 인한 사망자까지 발생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납치 발생 후 미국은 물론 유럽, 아시아의 많은 도시들에서는 사상 유례가 없는 이 같은 사건에 분노를 표하는 시위와, 소녀들의 귀환을 소망하는 기도와 금식 운동이 전개되어 왔다.
세계인들은 또한 현재까지 600명에 육박하는 희생자를 낸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분쟁에도 주목하며, 이 지역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 기도의 손을 모으고 있다. 세계 기독교인과 유대교인, 무슬림들은 지난 15일을 이스라엘과 가자 지구 간의 평화를 위한 금식의 날로 지정하고 이날을 지켰다.
지난 10일부터 2주째 이어지고 있는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공습은 팔레스타인 극단주의자들에 의해서 이스라엘 10대 세 명이 납치되어 살해된 사건을 계기로 촉발되었으며, 하마스 또한 로켓 공격으로 맞서 무고한 민간인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전 세계의 3대 종교인들은 트위터상에서 해시태그 #hungryforpeace를 나누며 이스라엘군과 하마스가 서로의 차이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고 유혈 충돌을 중단해 줄 것을 촉구했다.
트위터 캠페인과 금식 운동을 주도한 영국 내 이스라엘 평화 운동 단체인 야카드(Yachad·히브리어 성경에서 '연합'의 의미)는 "우리는 이스라엘과 서안 지구, 가자 지구 간의 평화를 지지하고 고무하기 위해 금식의 날을 지정했다"며 "우리는 이스라엘인과 팔레스타인인의 안전과 평화를 위해 앞으로도 계속해서 헌신해야 한다. 기도와 금식은 평화를 위해 어렵지만 이 지역 지도자들이 반드시 밟아야 할 단계들을 지지하고 있음을 보여 주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