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보1호인 숭례문이 복원 5개월만에 생긴 균열이 결국 부실한 복구로 재시공이 필요하다는 감사원의 지적이 나왔다. 또한 신라시대 천문대인 경주의 첨성대가 기울어지는데도 당국이 별다른 조치없이 방치한 것도 드러났다.
15일, 강경원 감사원 사회문화감사국장은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이같은 내용의 '문화재 보수 및 관리실태'라는 제목의 감사결과를 발표하고 이같은 내용을 밝혔다. 감사원은 총 93건의 문화재 감사결과를 시행했다.
강 국장은 브리핑을 통해 숭례문의 부실 원인은 문화재청이 세운 '숭례문 복구 기본원칙'을 지키지 않은 것을 원인으로 지적했다. 이 결과 숭례문은 복원 5개월 만에 단청이 훼손되고 목재에 균열이 생겼다.
숭례문 복원을 시작하면서 문화재청은 2008년 5월 전통기법과 도구를 사용해 원형대로 복원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숭례문 복구 기본원칙'을 세웠지만 5개 공종 중 4개 공종(단청·기와·지반·철물)에서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 당시 단청을 담당했던 홍창원 단청장은 전통단청 시공기술이나 경험이 없었고 화학접착제를 아교에 몰래 섞은 검증되지 않은 방법을 사용해 단청 훼손을 야기시켰다. 이 과정에서 홍 단청장은 값이 싼 화학접착제를 사용해 3억여원의 부당이득을 챙기기도 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특히 단청에 물이 닿으면서 얼룩이 생기자 문화재청은 충분한 연구도 없이 인화성 물질인 테레빈유로 희석한 동유를 단청 전체에 발라 화재 위험성을 키운점도 감사 과정에서 밝혀졌다.
기와 또한 전통기와가 아닌 KS규격의 기와를 임의로 사용했고 시공업체 편의대로 암키와와 수키와를 전통 방식이 아닌 KS규격으로 임의 적용한 점도 감사원이 적발했다. 철물 또한 복구에 사용되는 조선시대 철물이 부족해지자 현대 철물도 함께 사용됐다.
감사원은 문화재청장에게 숭례문 복구 사업관리를 부실하게 한 복구단 소속 공무원 5명의 징계를 요구하고 전체 공사비 154억원 중 21억원에 해당하는 단청과 지반, 기와를 재시공하라고 통보했다.
이외에도 경우 첨성대도 매년 1㎜씩 기울고 있는데도 경주시가 근본적인 원인파악을 위한 조사도 실시하지 않고 석재탈락 위험에 대해서도 안전조치 없이 방치한 점과 독립문을 무자격업체에 보수공사를 맡겨 녹물과 백화현상으로 인한 오염을 입었음에도 준공검사를 마친 점 등 다수의 문화재 부실 보수,정비,시공 사례를 적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