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감 본부 선교국은 2년마다 세계선교사대회를 열어 선교사, 후원교회를 격려하고, 본국과 선교 현장의 소통에 힘써왔다. 이번 대회에는 전 세계 71개국 1094명의 기감 선교사 중 예상보다 적은 30여 개국에서 150여 명의 선교사가 참여했으며, 이 중 절반 이상은 처음 대회에 참여했다고 주최측은 밝혔다. 29일 본부 선교국 김영주 목사는 "세월호 사건 여파와 대회 장소의 교통 불편 등의 이유로 많은 선교사가 참석하지 못했다"며 "그러나 파송 본부와 선교사들이 선교 전략과 정책을 함께 논의하는 중요한 자리"라고 말했다. 또 그는 "선교 현장에서의 지역별 모임은 종종 열리지만, 전 대륙의 한국감리교 소속 선교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교제를 나누는 유일한 대회여서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번 대회는 한국감리교회 선교 130주년을 기념하고, 한국 선교의 개척자 아펜젤러 등의 선교 역사를 계승하여 다시 한 번 도약하자는 의미로 '예수로 뛰는 심장, 선교로 뛰는 발걸음'이라는 주제와 '뜀 위드 지저스'(뜀 with Jesus)라는 부주제로 진행됐다. 기감 본부 선교국이 주최, 기감 본부 선교국, 감리교세계선교협의회, 감리교회세계선교사회가 공동주관했다.
아펜젤러의 선교 열정과 영성 회복해야
감리교세계선교사회 회장 김종수 목사는 축하 말씀에서 "이번 선교사대회를 통해 선교사님들은 영육 간에 쉼을 누리고 영성이 회복되기 바라고, 우리도 더 건강한 선교정책과 전략을 기획하여 선교협력체계를 마련하는 데 힘쓸 것"이라며 "참석한 모든 이들의 가슴 속에 아펜젤러의 뜨거운 선교의 열정과 영성으로 잃어버린 비전, 섬김을 회복하여 세계선교현장에서 복음화의 사명을 다할 것"을 당부했다.
태동화 목사는 환영사에서 "한국감리교회는 선교사에 빚진 교회인 동시에 선교사에 임한 강한 성령의 임재와 역사를 계승하고자 노력하는 교회"라며 "이 성령의 역사는 과거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전세계 1천여 명의 감리교 선교사에게도 일어나는 동시대적 사건으로, 세상을 향한 선교적 사명이 더욱 새로워지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감리교회세계선교사회 회장 송충석 케냐 선교사는 "지식정보사회, 인터넷 시대의 물결과 역동적인 국제정세, 자연재해, 테러 등과 더불어 선교의 지평 또한 넓어지고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며 "이번 대회는 선교 여정 속에서 겪는 도전과 은혜를 나누고, 세계선교의 꿈을 효과적으로 이뤄가도록 격려하고 힘을 모으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효과적 사역 위한 다양한 이슈 논의
한편, 대회 참석자들은 시대 흐름에 맞는 선교 전략과 정책을 점검하고, 현 한국 선교 구조 속에서 선교동원 방안 등을 논의했다. 또 ▲선교지 중복 투자 문제 ▲나라별 전문 기도후원 시스템 ▲동남아, 서남아, 인도차이나 지역 선교를 위한 국내 외국인 근로자 양육 및 본국 역파송 사역 시스템 ▲이슬람 지역에서 선교적 기업의 모델 발굴 ▲복음의 능력과 선교현장 나눔 등을 이슈로 다뤘다.
이 외에 '선교사의 자기 성찰과 소통'에 대한 주제강의를 통해 선교사 자신을 진단하고, 유럽, 아프리카, 남미, 중동, 동남아시아 등 지역별 선교사 모임과 선교전략 연구 발표, 선교지 중복 투자, 협력선교, BAM, 여성선교사 등 주제별 선택강의 등이 진행됐다. 선교사 환영만찬회, 은퇴찬하예배, 선교영성회복집회, 선교사총회 등도 열렸다.
지역별 선교전략 연구 발표돼
29일 지역별, 선교전략 연구 발표 시간에는 동남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지역 등의 선교사 발표가 이어졌다. 필리핀 까바나뚜안 하나로교회 임을재 선교사는 '현지 교회를 통한 동남아시아 지역 선교 효율성 제고를 제안'이라는 발표에서 본토인 지도자 훈련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제시했다.
임 선교사는 "이슬람, 힌두교, 불교 등 반기독교적인 재래종교와 과거 서구 식민정책에 인한 기독교에 대한 배척 때문에 이 지역에서의 복음 선교가 쉽지는 않다"며 "그러나 본토인을 초청해 공부시킨 후 돌려보내면, 언어문제, 문화 차이 등의 어려움이 해결되고 경제적으로도 효과적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하나님이 한국교회를 짧은 기간 부흥시키신 이유는 바로 아시아 지역 복음화의 책임을 맡기시려는 뜻일 것"이라며 "19세기 서구교회로부터 진 복음의 빚을 아시아 지역에 갚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라미하 J국 선교사는 '21세기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 이슬람 선교 전략'에 대한 지역 대표 A선교사의 글을 발표했다. 라 선교사는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의 사역은 폐쇄되고 고립된 이슬람 문화와의 싸움"이라며 "어떤 면에서 세상과 동떨어진 문화 속에서 사는 것이기 때문에 사역의 열매가 맺기 쉽지 않지만, 현지 영혼들을 구하겠다는 사명감과 열정, 현지 언어와 문화, 바른 기독교인의 모습을 준비할 때 사역의 장이 서서히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성경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는 무슬림을 위해 신학 지식뿐 아니라 기본적인 성경 지식을 잘 알아야 한다"고 말하고 "현지의 다른 팀 사역자들과 공존 방법을 모색하고, 적어도 10년 이상을 생각하며 올바른 기독교인의 삶을 살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왕준식 남아프리카공화국 선교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선교 지역연구'에 대한 발표에서 "아프리카 대륙은 진실한 크리스천인 13%를 제외하고, 기독교 영향력 아래의 40.6%, 이슬람 25%, 토착종교 20%, 힌두교 0.14% 등 87%가 선교의 대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식민지로 인한 백인에 대한 반감과 불신, 위협감으로 많은 외국 선교단체와 선교사들이 아프리카에서 철수했다"며 "반면 한국과 한국인 선교사에 대해서는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 선교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왕 선교사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에이즈, 미혼모, 마약 등 심각한 사회문제와 전통종교와 기독교의 혼합, 현지인 목회자들의 자질 문제, 무슬림 남성과 기독교인 여성의 결혼, 무슬림의 시장 지배, 교육을 통한 이슬람 급성장 등을 지적한 후 가정 치유 사역, 목회 교육 및 모델 제시, 신학교 사역 등의 전략으로 제안했다.
국내에서 30여 년간 목회사역을 하다 정년을 앞두고 은퇴한 뒤 몽골감리교신학교(MTBC) 학장으로 6년째 사역해 온 김여일 선교사는 "각국 선교사들과 만나 정보를 나누고, 교제하는 것 자체가 새로운 힘이 된다"고 말했다. 스리랑카에서 18년째 사역 중인 L선교사는 "6년 전 참석했을 때보다 사역과 선교사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이 많아진 것 같다"며 "선교사의 인간관계 교류 및 의사소통 방법 등을 통해 나 자신을 성찰하고, 지역별로 모여 공통의 고민과 해결책을 나눌 수 있어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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