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의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7)이 안방이 아닌 원정에서 최고의 피칭을 선보이는 것을 두고 현지 언론들도 이상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류현진은 2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MLB)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9피안타 6실점을 기록했다. 팀이 1-6으로 지면서 류현진은 패전 투수가 됐다.
세 번째 도전에서도 홈 구장 첫 승에 실패한 류현진은 시즌 성적 3승2패 평균자책점 3.23을 기록했다.
보통 선수들은 익숙한 홈 구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게 마련이다. 특히 다른 포지션의 선수들보다 예민할 수밖에 없는 투수의 경우 일방적인 지지를 받는 홈에서 승수를 많이 쌓게 마련이다.
류현진 역시 지난해 홈에서 상대적으로 나은 투구를 선보였다. 홈과 원정 모두 7승4패씩을 거뒀지만 안방 평균자책점은 2.32로 원정(3.69)보다 1점 가량 낮았다.
올 해 초반에는 아이러니컬하게도 정반대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원정에서는 3승 무패 평균자책점 0(26이닝 무실점) 행진을 펼치고 있지만 다저스타디움에서는 승리없이 2패 평균자책점 9.69에 그치고 있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인 MLB.com은 콜로라도전이 끝난 뒤 "류현진이 안방에서 태풍 속의 휴지보다 연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적었다.
MLB.com은 "다저스가 미네소타와 마이애미, 워싱턴으로 원정 10연전을 떠나게 되는데 출발 전 류현진이 파일럿 자격증을 따 동부로 가는 비행기를 몰아도 놀라운 일은 아닐 것"이라며 우회적으로 안방에 약한 류현진의 행보를 꼬집었다.
MLB.com은 또한 류현진의 기록을 상세히 설명하면서 "원정에서는 사이영상급"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LA 타임스는 "류현진에게 집만한 곳은 없다"는 반어적인 표현으로 부진을 지적했고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 역시 상식을 벗어난 류현진의 행보에 많은 관심을 표현했다.
물론 류현진의 안방 부진을 징크스로 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류현진은 세 차례 홈 경기 모두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한 채 마운드에 올라야 했다.
2이닝 8피안타 8실점(6자책)으로 무너졌던 지난 5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은 3월31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 7이닝 3피안타 무실점 기록 후 4일 만의 등판이었다.
23일 6이닝 9피안타 2실점으로 승패와 연을 맺지 못한 필라델피아 필리스전과 2패째를 떠안은 이날 콜로라도전 모두 휴식일은 4일 뿐이었다.
반면 호성적을 낸 원정경기들은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안고 마운드에 올랐다.
승리와 연을 맺지 못했지만 호투를 선보인 지난달 31일 샌디에이고전과 각각 7이닝 무실점으로 2,3승째를 수확한 12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과 18일 샌프란시스코전은 직전 등판과 각각 6일과 5일의 간격을 보였다.
한편, 홈구장 첫 승과 다저스 통산 1만승 달성 기회를 놓친 류현진은 5월 초 마이애미 원정경기에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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