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유럽순방이 시작했다. 이번 순방은 취임 이후 7번째이자 지난 1월의 인도,스위스 국빈방문에 이은 올해 두 번째 해외 방문이다. 이번 순방은 핵안보와 통일에 방점이 찍혀있어,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 속에서 우리나라 외교역량의 시험대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 대통령은 23일, 5박7일간의 네덜란드 및 독일 순방을 위해 서울공항에서 대통령전용기편으로 출국했다. 김기춘 비서실장과 박준우 정무수석, 정부에서 박경국 안전행정부 1차관과 조태용 외교부 1차관, 새누리당에서 황우여 대표, 최경환 원내대표, 홍문종 사무총장, 유일호 정책위의장,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 민현주·박대출 대변인, 주한 네덜란드 대사와 주한 독일 대사 대리 등이 나와 박 대통령을 환송했다.
-'핵안보정상회담' 참석하는 네덜란드-
첫 번째 방문지인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24∼25일에 열리는 제3차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한다. 24일에 열리는 정상회의 개막식에서 개막 선도연설을 하고 핵테러 방지를 위한 국제사회의 공동책임을 강조 핵무기 없는 세상의 비전 아래 국제 안보 발전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다. 그리고 미국, 중국, 일본, 네덜란드 4개국 정상과 정상회담을 한다. 24일에는 헤이그 도착 직후 시진핑 국가주석과 한반도 정세를 두고 양자정상회담을 가지고, 25일에는 미국이 중재하는 형태의 한미일 정상회담에 참석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처음으로 마주하는 자리이다. 북핵 문제를 가지고 회담하지만 한일 정상이 관계개선의 여지를 볼 수 있는 자리가 될 수 있다. 이외에도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한 반기문 UN 사무총장과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는 양자회담을 가진다. 뤼터 총리와 회담에서는 한국-네덜란드 워킹홀리데이 양해각서도 체결한다.
-50년전 아버지가 찾았던 독일에서의 일정-
핵안보정상회의 이후 박근혜 대통령의 일정은 25일, 독일 베를린으로 향하고 26일부터 정식 일정에 들어간다. 독일은 박 대통령의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50년전인 1964년 12월 차관을 빌리기 위해 방문,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의 손을 잡고 눈물을 뿌렸던 장소다. 독일 일정의 키워드는 통일이다.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지난 21일 브리핑에서 "이번 방문은 통일과 통합을 이뤄낸 독일의 경험을 체계적으로 공유하기 위한 전방위적 통일 분야 협력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우리의 통일에 대비해 나가고자 한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독일 분단과 통일의 상징인 브란덴부르크문을 시찰한 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다. 박 대통령은 27일 한스 디트리히 겐셔 전 서독 외교장관과 로타어 데메지에르 전 동독 총리 등 독일 통일의 주역인사 6명을 잇따라 만나 독일의 통일경험과 한반도 통일에 관한 조언을 들을 예정이다. 그리고 한국 대통령으로써는 처음으로 옛 동독지역을 방문하고, 그 지역의 과학비즈니스 도시인 드레스덴을 방문한다.
28일 구동독지역 대표적 종합대학이자 독일 5대 명문 공대의 하나인 드레스덴공대를 방문해 명예박사학위를 받고 연설을 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은 이 연설을 통해 이른바 '드레스덴 통일 독트린'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 통일한국의 구체적 청사진과 통일의 민족사적 이익, 포괄적인 대북지원과 통일 협력방안, 국제사회와의 통일협력 강화 방안 등을 담은 통일의지가 주 내용으로 알려졌다. 이어 박 대통령은 프랑크푸르트로 옮겨 동포간담회를 하고 파독 광부와 간호사 출신 동포들을 격려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29일 서울로 돌아온다.
이번 독일 순방에는 새누리당 김희정 의원(한독친선협회 이사장)과 안종범 의원(한-EU 의원친선협의회 회원)이 특별수행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