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연방 하원은 28일(현지시간) 이슬람 여성들의 전통 의상인 전신을 뒤집어 쓰는 부르카와 니캅, 마스크 등 얼굴을 가리는 복장을 대중교통 수단과 공공장소에서 착용할 수 없도록 하는 발의안을 통과시켰다.
이날 표결에서 스위스 하원은 일명 '마스크 벗기기(masks off)'로 명명된 이 발의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101표에 반대 77표로 가결했다.
하지만 우파 스위스국민당(SVP)이 제출한 이번 발의안이 효력을 발휘하려면 상원의 표결을 통과해야 한다.
발의안은 연방과 칸톤주(州), 코뮨 당국으로 하여금 얼굴을 가린 사람이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공공건물에 들어가는 것을 금지 또는 규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발의안 제출을 주도한 오스카 프라이징거 의원은 "시민의 치안에 대한 우려가 날로 커지고 있는 이때,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털모자와 마스크, 부르카 등으로 얼굴을 감추고 다닌다"며 "이런 복장으로 인해 신원을 식별하기가 어려워지고, 특히 폭력 사건과 신원 확인이 필요한 경우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럽에서는 프랑스가 가장 먼저 공공장소에서 이슬람 여성의 부르카 등을 착용할 수 없도록 법안을 발의했고, 이어 벨기에가 같은 취지의 법안을 발의했다. 네덜란드 정부도 최근 우파 정당과의 합의 하에 이슬람식 베일 착용을 금지하자는 데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