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격으로 인해 메달 획득에 실패한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이 심판 판정을 존중한다는 뜻을 밝혔다.
리옌(46)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 감독는 18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소치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전이 끝난 뒤 AP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억울한 면이 있기는 하지만 심판 판정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이날 경기에서 마지막 1바퀴를 남겨놓고 한국의 심석희(17·세화여고)에게 역전을 허용하며 두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은메달도 목에 걸지 못했다. 중국은 경기 종료 후 실격 처리를 당했다. 심판들은 선수 교대 과정에서 중국이 한국의 진로를 방해했다고 판단했다.
레이스 두 바퀴를 남기고 저우양(23)이 마지막 주자 리젠러우(28)와 교대할 때 주로를 벗어나지 않아 뒤따르던 심석희의 앞길을 막았다는 것이 심판진의 최종 판단이었다.
중국은 억울함부터 호소했다.
리옌 감독은 "심판들은 중국이 진로 방해를 했다고 판단했지만 제가 보기에는 교대 과정에서 중국과 한국 선수 사이에 약 2~3m 정도의 간격이 있었다"며 "또 교대한 선수는 그대로 트랙에 남아있을 수 있다.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실망스러운 것은 사실이지만 심판진의 결정을 뒤집을 수는 없다. 저희는 심판들의 판정을 존중한다"고 이내 뜻을 굽혔다.
중국의 갑작스런 선수 교체도 이번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중국은 마지막 주자로 판커신(21)을 내보낼 예정이었다. 하지만 리젠러우로 선택을 바꿨다. 팀의 막내인 판커신은 중책을 맡을 만한 마음의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악수가 됐다. '맏언니' 리젠러우는 실격 여부와 관계없이 레이스에서 심석희에게 선두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작전 실패였다.
판커신은 "중국 대표팀은 많은 준비를 해왔고 단합도 잘 돼 있다"면서도 "아쉽지만 오늘은 저희가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고 패배를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