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유에스에이선교회(폴리 현숙 회장)는 13일 오전 마포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남북대조성경 출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지금까지 남한과 북한의 성경을 비교·연구하고 북한어로 성경을 번역하는 시도는 있었으나, 실제 양국 성경을 대조한 성경을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동 선교회는 평앙에서 출판된 '성경전서'를 연대기적 순서에 따라 배열한 '조선어 연대기 성경'을 2008년부터 발간했다. 이는 북한이 체제 선전용으로 만든 것으로, 이를 중국에서 인쇄하여 북한 내부 사역에 사용해 오다가 2010년부터 인쇄하여 탈북민들에게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남북대조성경'은, 북한 당국이 북한에도 종교의 자유가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만든 선전용 성경인 '성경전서'와 한국성경공회가 만든 '바른성경'을 사용했다.

선교회 측은 이번 남북대조성경 역시 탈북자들에게 무료로 배포하고, 추가로 출판된 800권 여분은 일반인들에게 선교 후원 명목으로 각 5만 원에 판매할 계획이다.

북한기독교총연합회 대표를 맡고 있는 강철호 목사는 "우리가 통일을 바라고 기도하지만, 준비 없는 통일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북한선교회들 가운데 남북대조성경을 펴낸 곳은 서울USA가 처음이다. 북한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고자 할 때, 단순히 '생명은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하기보다 '북한 사람들이 얼마나 성경의 언어를 이해할까'라는 고민이 필요하다. 따라서 지금 급히 필요한 것은 조선어 성경이다. 탈북자들이 남북대조성경을 보면서 이야기하는 것은 '왜 한국교회에서는 이를 만들지 못하는가?'이다. 한국교회가 서울USA가 주는 도전을 받았으면 좋겠다. 사실 북한에서는 성경을 소지만 해도 처벌 받는다. 그럼에도 조선어 성경이 먼저 만들어졌는데, 한국교회도 북한 선교에 있어서 앞서가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북한단파라디오방송 아나운서 출신 김정덕 선교사는 "현재 탈북민이 2만6천명에 이른다. 이들이 정착을 못하는 이유는 성경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보통 탈북민들이 교회에 가는 이유는 도움을 얻고자 하는 것이 크다. 이들이 대조성경을 통해서 하나님을 왜 믿어야 하는지 똑똑히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성경이 앞으로 하나님의 복음을 전하는 등대 역할을 하게 될 것이고 탈북자 정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선교회 대표이사인 에릭 폴리(Eric Foley) 목사는 "남한과 북한의 통일은 단순히 정치적·군사적·경제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첫째는 마음의 문제다. 그러므로 통일을 위한 첫걸음으로 남한과 북한의 성도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함께 공부해야 하며, 이를 통해 하나님께서 통일을 이뤄가시도록 해야 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남북대조성경'은 통일을 앞당기기 위한 우리의 노력"이라고 전했다.

폴리 목사는 "전 세계에서 북한 지하교인들을 위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지난 2주 동안 유럽과 여러 국가에서 진행한 교회 세미나 및 컨퍼런스를 통해 북한 지하교회에 대해 알리고 있다. 지금 전 세계 기독교인들은 남한 기독교인들이 탈북민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의아해하고 있다. 전 세계 모든 기독교인이 남한 기독교인들과 탈북민들이 함께 예배를 드리는 자리를 위해서 이 성경을 편찬하게 되었다"고 했다.

에릭 폴리 목사는 대조성경을 편찬하게 된 세 가지 목적에 대해 "먼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이고, 두 번째는 한국이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통일을 이루고자 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16.8%에 달하는 탈북자들의 자살률을 낮추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남한의 평범한 기독교인들이 탈북민들과 함께 성경을 공부함으로써 이들의 마음에 먼저 말씀을 통해 통일을 이루길 원한다. 이 대조성경이라는 도구를 통해 북한 사람들에 대한 남한 사람의 마음이 바뀌길 바란다"며 "우리 사무실은 남한과 북한 사람들이 함께하는 장소이다. 우리는 말씀을 통해 탈북민들을 훈련해서, 이들이 발견되는 세계의 어느 나라에서든지 복음을 전하도록 한다. 이렇게 하는 것이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는 길이라고 우리는 생각하고 있다. 전 세계 기독교인들의 사랑을 담아 이 성경을 편찬하게 됐다"고 했다.
이 성경은 한국이 아닌 해외 기독교인들의 헌금으로 제작됐기에 더욱 특별하다. 미국·캐나다·체코의 순교자의소리가 이를 위한 재정을 지원했다.

이날 참석한 캐나다 순교자의소리 플로이드 브로벨(Mr. Floyd A. Brobbel) 부대표는 "오늘날에도 사악한 정권과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핍박을 받고 있는 이들에게서 성경을 달라는 요청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울부짖음을 듣고만 있어서는 안 되며, 이러한 응답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우리는 고난을 겪는 기독교인들을 기억할 뿐 아니라, 그들을 대신해 고난 겪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선교와 관련해 "오늘날 대한민국에는 무자비한 북한 독재 정권에서 탈출해 온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남한에서 탈북민들의 삶도 녹록지 않다는 것은 자료에도 잘 나와 있다. 이들은 희망을 찾아서 남한으로 오는데, 남한에도 희망이 없기 때문에 자살한다. 그러나 희망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다. 이 성경을 갖고 그들과 함께 공부할 때 그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북아메리카 지역의 기독교인들은 특별히 이 프로젝트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모든 기독교인들은 자신들의 언어로 하나님의 말씀을 접하여 믿음이 자라나도록 해야 한다. 북한에 있는 우리의 형제·자매들에게 성경을 주어, 그들이 남한의 기독교인들과 한 몸을 이루어 함께하게 하고, 또한 확신을 갖고 하나님께서 이끄시는 곳으로 가도록 돕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인지 모른다. 이 성경이 우리 모두 함께 북한 선교를 이뤄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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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대조성경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