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억류 중인 케네스 배 선교사의 기자회견과 관련해 CCN등 대부분의 외신들은 이 것이 북한의 강압에 의해 이뤄졌다는 분석들을 내놨다.
한국전쟁 이래로 북한에 가장 오랜 기간 억류되어 있는 미국인이 된 배 선교사는 20일 평양 친선병원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나는 북한에 엄중한 죄를 지은 사람"이라며 "죄를 깊이 인식하고 있고 앞으로 북한과 서방을 연결하는 다리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미국 정부와 북한이 긴밀히 협력하면 (나의)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며 미국의 적극적인 석방 노력을 요청했다.
배 선교사는 특히 "북한이 어떤 가혹행위도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할 수 있는 모든 인도주의적 처사를 해 주었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자신이 기자회견을 요청했다고 밝혔으나, 외신들은 정치적 목적에서 북한에 의해 '기획'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북한이 응할 경우 배 선교사의 석방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언제든 북한인권특사를 파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 왔으나, 북한은 답변을 거부해 왔다. 케네스 배 선교사의 이번 기자회견은 미 정부가 최근 다시 특사 파견을 제의한 이후 이뤄졌다.
AP통신은 북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인용, "배 선교사는 스스로 진술을 한 것이 아니다"며, "북한이 그에게 이 같은 발언을 하게 만든 이유는 미국이 자신들에게 접촉해 오기를 바라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CNN 역시 "포로들에게 거짓으로 죄를 고백하게 하는 것은 북한이 흔히 사용하는 전략 중 하나"라며 그 예로 작년 12월 석방된 한국 참전용사 메릴 뉴먼 역시 같은 절차를 밟았다고 설명했다.
뉴먼은 석방 이후에 가진 인터뷰에서 "내가 발표한 글을 읽어보거나 그것을 읽고 있는 내 모습이 담긴 영상을 보면 누구나 그것이 내 자의로 이뤄진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나를 아는 이들이라면 그것이 강압에 의한 것이었음을 알 것이다"고 밝힌 바 있다.
케네스 배 선교사는 2012년 11월 북한에서 선교활동을 했다는 혐의로 체포되어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북한은 국제 기독교 인권 감시단체 오픈도어즈가 매년 발표하는 최악의 종교자유 억압 국가 리스트에서 12년째 1위를 지키고 있으며, 현재 5만에서 7만여 명의 기독교인들이 노동수용소에 수감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