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최병수 목사와 (오른쪽)박신철 목사
남가주의 한 대형교회에서 아름다운 세대교체의 본을 보여주고 있어 주목이 되고 있다. LA 동부 포모나시에 위치한 인랜드 교회에서 지난 13년간 교회를 이끈 최병수 목사(62세)가 목회 일선에서 은퇴하고, 버지니아 소재 와싱톤중앙장로교회 행정 부목사로 수 년 동안 섬겼던 박신철 목사(45세)가 인랜드 교회 4대 담임목사로 취임한다.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말씀처럼 세대교체를 향한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고 세대를 이어가는 아름다운 교회로 발돋움하기 위해 조기 은퇴를 선언한 인랜드 교회 최병수 목사는 지난해 2월에 이미 청빙 위원회를 구성해 청빙작업을 진행해왔다. 인랜드 교회는 청빙위원회를 장로, 권사, 안수집사, 서리집사 등 성별과 직책 별로 구성해서, 향후 후임 담임 목사와 함께 일할 당회를 새롭게 구성하기 위해 시무장로 9명을 뽑기로 하는 등 독특한 청빙 절차를 밟아 오며 새 담임 목사를 청빙하기까지 이르게 됐다.
최병수 목사와 박신철 목사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목회는 마라톤이라기 보다 이어달리기, 라고 생각한다.”라며 “전임 목사가 건네준 바통을 잘 이어받아서 후임 목사가 속도를 늦추지 않고 이어 달리는 것이 관건이라고 생각한다.”고 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번에 조기 은퇴하시고, 청빙 절차를 보면 독특하고 새로운 면이 있습니다. 박신철 목사님을 청빙하기까지 과정을 설명해 주십시오.
최병수 목사-“저희들의 생각은 그랬어요. 어디서 목회 잘하고 계신 분을 모시지 말자, 우린 좋을지 모르지만 왜 그 교회를 힘들게 하나, 라는 생각을 깔고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같은 교단 목사님이면 좋겠다, 는 생각이었는데 같은 교단 소속인 와싱턴중앙장로교회 선임 부목사이신 박신철 목사님이 인랜드 교회 오셔서 설교를 하셨는데, 교인들의 반응이 좋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이 분을 보내주신 것이라는 전체적인 분위기가 교회 내에 흘렀습니다.”
“원래 제 계획은 65세까지 목회를 하려고 했는데, 3년 앞당겨 진거죠. 목회를 30년 했으니, 이제 기회가 주어진다면 목사님들을 도와드리는 사역을 하면 좋겠다, 고 생각했는데, 그 계획이 맞아 떨어지면서 젊은 목사님을 모시게 됐습니다. 미래의 그림을 그리고 기도를 했는데 하나님께서 그림대로 잘 들어주신 것 같습니다. 청빙위원장도 장로님이셨고, 저는 실질적으로 청빙위원회에 관여하지 않았습니다. 박 목사님하고도 처음 만났고, 개인적으로 마음에 든 사람을 세우려고 한다든지, 하는 것은 하나님 교회의 머슴으로서 아니지 않나, 라는 생각입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자연스럽게 이뤄진 것 같습니다.”
-인랜드 교회 교인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최 목사-“(새 담임 목사님이 취임하는 것을)좋아하지 않는 분들은 없을 겁니다. 어른들 중에서는 그래도 50대가 와야 하지 않나, 하는 분들도 있는데, 5년만 기다리면 50대가 지나가지 않습니까? 나이 많은 게 걱정이지, 나이 적은 것이 뭐가 걱정이겠습니까? 하하하”
-새로운 교회에 담임 목사로 취임하시게 되었는데, 각오라든지 비전을 듣고 싶습니다.
박신철 목사-“첫 번째는 최 목사님께서 달려오셨던 바통을 잘 받아서, 속력을 늦추지 않고 이어 달리게 하는 것이 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의 인랜드 교회 비약적인 발전을 잘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고, 목사님께서 해 오신 사역을 잘 발전시키고 심화시켜야겠습니다. 또 넥스트 제너레이션, 2세 3세가 1세들의 사역을 잘 이어받아서 이민 사회 신앙을 잘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 목사님이 주신 비전입니다.”
“두 번째는 실버 미니스트리도 잘 이어 가야 하거든요. 2세 교육에서도 1세 헌신만 강조해서도 안되고, 1세도 제 2의 부흥을 이어가야지, 2세도 발전한다고 생각합니다. 2세를 위해서 1세들이 은혜 받고 부흥을 경험하고, 생각의 풍성함을 다시 누려야지 자발적 헌신이 나온다고 봅니다. 65세 넘으신 어르신들 중에 경제적으로 희생하신 분들 많습니다. 그분들 중에 자녀들로부터 경제적으로 공급을 받는 분들은 더 여유가 있습니다. 병원이나 사회 곳곳에 봉사자들을 보면 시니어들이 많습니다. 어른들에게 이런 사역의 장을 만들어드리고 가치를 더할 때, 2세 투자가 이어지고 1세들에 대한 실버 미니스트리가 병행될 때 비로소 교회는 아이와 청년, 할머니 할아버지에 이르기까지 건강한 교회가 될 것입니다.”
“또 인랜드 교회가 포모나 시에 위치한 것은 하나님의 섭리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인랜드 교회 옆에 걸어서 3분 거리에 초.중.고가 다 있습니다. 95%가 히스패닉계이고, 교회 근처 사는 사람들이 95% 이상 히스패닉계이죠. 커뮤니티에 대한 책임과 지역에 대한 부담감이 있습니다.”
최 목사- “그동안 기본은 만들었습니다. 하이스쿨에 장학금을 조금씩 지원해 왔는데, 마지막 설교를 한다니까 포모나시 시장, 학교 교장이 예배에 참석한다고 합니다. 지역교회에서 마지막 설교를 한다고 하니까 주위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준 것이 고마울 뿐이죠. 박 목사님이 지역 사회 섬김을 더 발전시켜나갔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앞으로 후임 담임목사가 할 일은 앞으로 20-30년 후의 인랜드 교회에 하나님이 무엇을 하실 지에 대한 큰 그림을 그려나가야 할 것입니다.”
박 목사- “성경에 보면 머리는 예수그리스도인데 지체가 각각 다르다고 했습니다. 근데 이민 교회들의 지역사회 섬김을 보면 많은 부분에서 비슷한 것들을 하고 있습니다. 각 교회마다 똑 같은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각 지체마다 각자의 일을 함으로 다양성을 추구했으면 합니다. 그 밑그림을 함께 그려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목사의 비전을 성취하고 이루기 위해서 성도들이 동원되는 것이 아니라, 성도들이 하나님이 주신 비전을 갖고 발견하고 그것이 구체화 될 때 성도들의 자발적 참여가 일어납니다. 그 작업을 하기 위해서 시간이 필요하죠. 최 목사님께서 그 밭을 일구셨으니 감사할 뿐입니다.”
-한인교회가 히스패닉계를 위해 문을 열고, 전략적으로 선교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큰 교회가 모범적으로 해야 할 텐데, 교회 예배당을 빌려주는 정도를 넘어서 그들과 동역할 수 있는 아름다운 케이스가 필요할 것 같은데요.
최 목사-“지금까지 여러 번 접근하다 실패를 해왔습니다. 남미에서 목회를 펼쳤던 사역자를 불러서 히스패닉 사역을 펼쳤었는데 열매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리서치를 해봤더니, 한인교회가 히스패닉계를 생각하고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그 분들이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교회 파킹장에 들어와 보면 벤츠, 렉서스 등이 주차돼 있는 것 등을 볼 때 오히려 반감을 가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인도네시아 교회는 돕고 있는데, 히스패닉은 앞으로 더 공부해야 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
“한 가지 예로 유치원 시작해서 무료로 (하스패닉)아이들을 돌보도록 하자, 고 해서 유치원을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잘 왔지만, 집에서 베이비시터하는 히스패닉 분들이 우리 잡을 뺏어간다, 는 컨플레인이 와서 그만 두게 됐습니다. 그들의 필요가 무엇인지 잘 공부하고 접근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히스패닉계도 아시안과 같이 학구열도 있어서 애프터 스쿨을 만들어서 그들을 데려다가 공부시켜서 성적 올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되겠습니다.“
-소감이 있다면 박 목사님 말씀해 주십시오.
“사실 제가 공동의회를 통해 청빙이 결정됐다는 소식을 장로님을 통해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외람될 수도 있겠지만, 하나도 기쁘지 않았습니다. 정말 하나도 기쁘지 않았고, 저의 마음을 가득 메웠던 것은 두려운 마음이었습니다. 야베스의 기도 중에 복에 복을 더 하사 환란을 벗어나 근심을 없게 하소서, 라는 기도가 생각났습니다.“
“넘치는 복을 하나님이 허락하시니까 그것을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은 저에게 없거든요. 능력을 벗어난 어떤 사명을 받으면 겁이 나는 것입니다. 한국의 어머니한테도 전화해서 두렵고 제가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씀드렸더니, 어머니께서 두려움의 마음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자, 고 하셨는데 정말 나중에 그 마음이 감사가 되더라고요. 그러다보니까 더 기도하게 되었고, 성도들이 그 소식을 듣고 축하해주시는데, 지금도 두려움의 마음이 앞서는 것이 사실입니다. 제가 초라하고 보잘 것 없어도 주님이 기뻐하실 일만 하면 주님이 오병이어로 사용하시지 않겠나, 이 말씀 붙잡고 가야겠습니다.”
“최 목사님이 계셔서 듬직합니다. 아버지라고 불렀다가 혼났는데, 어려울 때 마다 여쭙고 힘을 얻어야겠습니다. 저희 아버님이 40년 동안 담임목사로 목회하셨습니다. 담임목사는 다릅니다. 그 자체가 부담이 되고, 교회 규모까지 크면 가중이 됩니다. 와싱톤중앙장로교회 가면서 담임목사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게 됐습니다. 이유는, 성도들이 담임목사 닮더라고요. 그 성도들 보면 담임목사 성향이 어떻겠다, 그게 나옵니다. 그러니까 더 두려운 것입니다. 저 닮은 성도들 생각하니 무서운 것입니다.“
“부목사가 계곡에 있다면, 담임목사 산 정상에 있는 것과 같습니다. 예측하지 못한 곳에서 바람이 불고, 그만큼 외부로부터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담임목사를 흔들면 교회가 와해될 수도 있고, 더 영적인 부담이 있는 것이죠. 제가 초심을 잃지 않고 갈수 있도록 기도해주시길 바랍니다.“
-최병수 목사님 앞으로의 계획과 사역을 말씀하신다면요.
"앞으로 하나님이 허락하시면 돕는 목회를 하고 싶습니다. 목회 30년을 해오니까 실버 미니스트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교회가 자녀들에 대해서는 많이 투자하는데, 부모들에게는 별로 투자를 하지 않습니다. 실제적으로 실버를 통해서 천국에 가는 것인데, 이 분야를 전문적으로 잘 섬기고 싶습니다. 부모 세대를 잘 섬겨야지 큰 복을 받는 것인데 그 세대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한다면 그것은 ‘일감’이라는 것입니다.“
“그분들이 행복할 수 있도록 성취감을 줄 수 있는 일감을 줘야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입니다. 로컬교회가 하기보다는 센터를 통해서 도왔으면 하는 바람이죠. 실버미니스트리 센터(가칭)를 세워서 뜻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힘을 합해서 미주 전국에서 사역을 펼쳤으면 하는 비전을 갖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