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간 1380억원의 거액과 당장 내년에 우승을 차지해도 이상할 것이 없는 팀 전력. 추신수(31)가 '돈과 꿈'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텍사스는 22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자유계약선수(FA) 추신수와의 계약 사실을 발표했다. 마지막 절차인 메디컬테스트만 통과할 경우 추신수는 내년부터 텍사스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비게 된다.
추신수는 신시내티 레즈에서 뛴 올해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일찌감치 대박을 예고했다. 신시내티의 1410만 달러짜리 퀄리파잉 오퍼를 거절하는 당연한 수순을 밟아가자 외야수 보강에 혈안이 된 여러 팀들이 추신수에게 공개적인 관심을 표명했다.
추신수와 그의 에이전트인 스콧 보라스는 급할 것이 없었다. 제이코비 엘스버리가 뉴욕 양키스와 7년 1억5300만 달러에 도장을 찍은 뒤에는 오히려 긴 호흡으로 시장의 흐름을 지켜봤다.
최근까지 추신수와 연결된 팀은 최소 5개 구단에 이른다. 메이저리그 최고 명문인 양키스는 물론 김병현의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친숙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친정팀인 시애틀 매리너스, 여기에 리빌딩을 노리는 휴스턴 애스트로스까지 가세했다.
추신수의 선택은 텍사스였다. 일단 조건이 나쁘지 않았다. 아직 구체적인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추신수는 연평균 2000만 달러에 이르는 거액을 손에 쥐게 됐다.
물론 추신수가 받게 될 총액 1억3000만 달러는 양키스의 제안보다 낮은 액수다. 현지 언론들은 추신수가 양키스의 7년 1억4000만 달러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미국의 세금제도를 감안하면 실수령액은 큰 차이가 없다. 미국은 연방세 외에 주별로 별도의 세금을 집행한다. 양키스가 속한 뉴욕의 주세는 8.82%에 달하지만 텍사주는 0%다.
텍사스행이 주는 매력은 돈 뿐만이 아니다. 텍사스는 투타의 균형이 이상적인 신흥 강호다. 상대적으로 빈약한 선발 로테이션과 노장 선수들의 대거 포진이라는 불안요소를 안고 있는 양키스보다 오히려 두터운 전력을 자랑한다.
2010년과 2011년 2년 연속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텍사스는 올해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탈락 했지만 여전히 정상권 기량을 갖추고 있다. 다르빗슈 유를 필두로 한 선발진이 두텁고 프린스 필더의 가세로 중심타선 역시 막강해졌다.
텍사스의 올 시즌 1번 타순은 아메리칸리그 출루율 4위, OPS(출루율+장타율) 6위로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2번 타순이 출루율 리그 12위, 장타율 리그 14위에 그치면서 화력을 집중시키지 못했다.
추신수의 가세로 텍사스의 고민은 단숨에 해결됐다. 추신수 역시 메이저리그 입단 후 가장 전력이 탄탄한 팀에서 생애 첫 우승을 노릴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