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사상 처음으로 감독교체 없이 시즌이 마무리 될것으로 보인다.
프로야구는 32년 역사 동안 총 61명의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단순 계산하면 매년 2명 정도의 감독이 옷을 벗은 셈이다. 특히 2010년부터 최근 3년 사이에는 각 구단의 감독들이 모두 물갈이됐다. 성적 부진부터 프런트와의 불협화음이나 숨은 갈등까지, 이유는 다양했다. 그러나 올 시즌은 감독 교체의 '칼바람'이 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감독 교체의 가장 주된 원인은 팀 성적이다. 감독은 성적이 부진할 경우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 시즌 9개 구단 가운데 5개 팀은 목표한 만큼의 성적을 달성했다. 삼성은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를 제패하며 사상 첫 3년 연속 통합 우승에 성공했다. 9개 구단 감독 중 유일하게 임기가 만료된 류중일 삼성 감독은 재계약이 확실해 보인다. 김성근 전 SK 감독의 3년간 20억원(2009~2011년)을 넘어 역대 최고 대우를 받을 수 있을지가 관심거리다.
우승에 도전했던 두산은 비록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규시즌 4위로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 7차전까지 치른 것에 높은 점수를 받았다. 김진욱 두산 감독은 계약 첫 해인 2012년 준플레이오프 진출에 이어 올해 한국시리즈까지 팀을 이끈 공로를 인정 받았다.
11년 만에 가을 야구를 경험한 LG와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넥센도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김기태 LG 감독과 염경엽 넥센 감독이 자리를 지킨 이유다. 김경문 NC 감독은 1군 진입 첫 해 7위의 돌풍을 일으켰다.
롯데와 SK·KIA·한화의 사령탑들은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지만 재신임을 받았다. 김시진 롯데 감독은 올해가 계약 첫해라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임기가 1년 남은 이만수 SK 감독과 선동열 KIA 감독은 계약기간을 보장받았다. 대신 다른 곳에서 칼바람이 불었다. 롯데와 SK는 수석코치가 교체됐고, KIA는 수석코치와 함께 구단 운영을 책임지는 단장까지 옷을 벗었다. 반면 최하위 한화는 김응용 감독 등 코칭스태프를 교체하지 않고 내년 시즌을 준비한다. 구단 수뇌부가 김 감독을 재신임하면서 코치들도 유임시켰다.
감독 경험이 있는 양상문 MBC SPORTS+ 해설위원은 "올해 감독 교체가 없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역대 처음으로 알고 있다"며 "구단마다 사정이 있다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 그러나 감독은 모두 살아남았지만 다른 쪽에서 교체가 있지 않았나. 감독에게 무언의 압박을 하는 셈이다. 기회를 한 번 더 얻은 감독들은 내년 시즌 성적이 중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