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라 문서>

파울로 코엘료 지음 | 공보경 옮김 | 문학동네 | 9월 5일 출간 | 196쪽 | 11500원

<아크라 문서>

인간의 탄생과 함께 불안도 태어난다. 불안을 완전히 제어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우리는 불안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 폭퐁우와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배우듯이. 불안이 삶의 일부이기는 하나, 불안에 잠식되지는 말아야 한다. 불안은 완전히 사라지진 않지만, 우리를 노예로 만들려는 것들을 사로잡아 우리가 그 주인이 될 수 있음을 깨닫는다면 인생의 큰 지혜를 얻는 것이다. - 본문 중에서

전 세계 168개국 78개 언어로 번역되어 1억 4천만 부가 넘는 판매를 기록한 작가 파울로 코엘료가 <알레프>를 출간한 지 2년 만에 <아크라 문서>로 다시 돌아왔다. 코엘료는 이 책을 쓰게 된 배경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했다.

"SNS를 통해 많은 독자들과 소통하면서, 사람들이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거대한 절망에 빠진 모습을 보았습니다. 자기 존재가 쓸모없다고 여기며 꿈을 포기한 채 살고 있었습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두려움, 불안 등에 관한 모든 이야기는 바로 거기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이 책은 1974년, 영국의 고고학자 월터 윌킨슨은 이집트에서 고대 문서를 발견하면서 시작된다. 아랍어, 히브리어, 라틴어로 쓰인 이 '아크라 문서'에는 11세기 말 십자군 전쟁이 시작되기 직전, 콥트인 현자와 예루살렘 사람들 사이에 오고간 대화가 기록되어 있었다.

1099년 7월, 기독교인, 유대인, 이슬람교인이 공존하던 예루살렘을 향해 십자군이 공격을 감행한다. 적군의 침략이 당장 내일로 다가온 상황에 예루살렘 군중은 영문을 알지 못한 채 광장에 모인다. '침략자들에 대한 설교를 또다시 들어야 하는가'라는 혼란스러움 속에서 사람들은 콥트인 현자를 바라본다. 그런데 현자는 사람들이 예상했던 전쟁에 관한 설교가 아닌 뜻밖의 이야기를 전한다. "지금부터 질문을 하면서 저기 성 밖의 적군들과 그대들 내면의 두려움은 잊으라. 우리는 매일의 삶에 대해, 그 안에서 우리가 직면해야 했던 어려움들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 후손들은 그런 것들에 관심을 가질 것이다. 천년 후에도 세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테니"

콥트인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그에게 질문을 던진다. 그들의 질문은 당장 눈앞에 닥친 침략에 맞설 대의명분이나 전략에 대한 것이 아니었다. "패배란 무엇이고 패배자란 어떤 사람입니까?" "사랑은 늘 내 곁을 지나가버립니다." ""나는 과거를 되돌려 잃어버린 시간을 되살릴 수가 없소이다." "어째서 어떤 사람들은 남들보다 운이 좋은 겁니까?" 내일 아침이면 전쟁터로 나가거나 도시를 떠나야 할 사람들은 절망의 순간, 삶의 의미와 인생의 보편적 가치에 대해 묻는다. 오늘을 살아갈 수 있게 하고, 천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 진정한 진리를 갈구하며.

파울로 코엘료는 광장에 모인 예루살렘 군중이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해 현자가 답변하는 방식으로 소설을 구성했다. 전쟁으로 소멸되기 직전의 절박한 상황을 배경으로, 인간의 가장 근본적이고도 일상적인 질문들에 대해 현자가 들려주는 답변은 코엘료가 전 세계 독자들과 나누고 싶어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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