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의 개신교단인 남침례회(SBC)가 교단 소속 군목들에게 동성결혼식 주례, 참석, 피로연 참석을 모두 금지했다. 남침례회는 미국 전체 군목의 18%에 해당하는 1400여 명을 군에 파송한 상태로 전체 종교 가운데 가톨릭 다음으로 많다. 군목 한 명 당 사목하는 군인 수는 5백명에서 7백명에 이른다.
남침례회 국내선교국(NAMB)은 최근 이런 결정을 내리고 군목들에게 하달했으며 이를 위반할 시 남침례회의 교단 소속을 말소시키기로 했다.
최근 연방대법원에서 결혼보호법이 위헌으로 결정난 후, 미국 내에서 가장 먼저 동성결혼자의 권익을 신장시킨 곳은 군대였다. 이성결혼자에게는 제공되지 않는 소위 "동성결혼자 전용 10일 유급 휴가" 및 각종 세금 혜택이 군에서부터 시작됐다.
이런 변화에 위기감을 느낀 남침례회는 강력한 규정을 제시해 군목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하고자는 의지를 표명했다. 군목으로 목회하려면 반드시 교단이나 기독교 선교단체의 파송이 필요하기에 현 군목이 교단의 방침을 어겨 파송 상태가 철회되면 자연히 군목직도 상실한다. 남침례회가 파송 철회라는 초강력 카드를 꺼내든 것도 동성결혼에 대한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교단 관계자는 "우리는 경건의 길을 용기와 자신감을 갖고 가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의 믿음을 타협하지 말고 우리에게 주신 남성과 여성의 영혼을 목회하자"고 강조했다.
28년간 군목으로 섬기고 현재는 군목종교자유연합의 대표로 있는 론 크루 대령은 "군목은 자신을 파송한 교단의 지침을 준수해야 한다. 남침례회의 결정이 반갑다"고 밝혔다. 그는 "동성결혼에 관한 국방부의 결정이 어떻든 간에 군목은 자신의 신앙적 양심을 따라야 한다. 국방법에 명시된 양심의 자유 조항에 따라 군목들은 자신의 신앙을 타협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했다.
한편, 크루 대령에 따르면, 남침례회의 이 발표 이후, 다수의 복음주의 개신교단들이 이와 동일하거나 비슷한 규정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