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렌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 관세' 정책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 재무장관을 지낸 서머스는 6일 X(옛 트위터)를 통해 이틀간의 미국 증시 급락을 트럼프 행정부의 비일관적이고 비합리적인 통상 정책에 대한 시장의 반응으로 해석했다.
그는 "3일과 4일 이틀 동안 나타난 주가 폭락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시행한 경제 정책 중 가장 해로운 조치에 대한 시장의 응답"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한 상호 관세 부과 방식에 대해서는 "점성술로 천문학을 대체하려는 것과 같다"며 근거 없는 접근이라고 직격했다.
서머스는 이어 "오늘 TV에서 본 정책만큼 일관성이 없고 비합리적인 것은 본 적이 없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50년 만에 최대 규모의 관세 인상을 추진하면서도 왜 그런 조치를 취하는지 명확한 설명조차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 같은 정책의 혼선이 시장에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정책 실수를 인정하기는커녕 오히려 그 실수를 확대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런 상황이 반전되지 않으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상호 관세를 "역사상 경제에 가한 가장 큰 자해적 조치 중 하나"라고 표현하며, 추가적인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머스는 3일과 4일 S&P 500 지수가 10.5% 하락한 점에 주목하며, 이 낙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네 번째로 큰 폭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사례로 1987년 블랙 먼데이(-26.9%),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12.4%),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초반기(-13.9%)를 언급하며, 이번 폭락도 그에 준하는 심각성을 갖는다고 평가했다. 투자자들에게는 높은 수준의 경계심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관세 발표 직후에도 서머스는 트럼프 정부가 "정확한 데이터도 없이 상호 관세율을 책정했다"며, 이는 생물학을 창조론으로 설명하거나 점성술로 천문학을 대체하려는 시도와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경제정책에 있어 과학적, 분석적 기반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보호주의나 중상주의 경제학을 지지한다 해도,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경제 논리적으로도 설득력이 없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정책 전반에 대해 전방위적인 비판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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