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밤 경북 청송군 주왕산국립공원에 불길이 솟아오르고 있다.
26일 밤 경북 청송군 주왕산국립공원에 불길이 솟아오르고 있다. ©뉴시스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엿새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27일 아침부터 당국은 경북 북부권 산불 진화작업을 재개하며 전면 대응에 나섰다.

산림청과 경북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30분, 일출 직후부터 의성을 비롯해 안동, 청송, 영양, 영덕 등지에 헬기와 진화 인력, 장비를 대거 투입해 본격적인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번 산불은 지난 22일 오전 11시 26분께 의성군 안평면 괴산1리에서 성묘객의 실화로 시작되어 강한 바람을 타고 인근 지역으로 빠르게 확산된 것으로 파악됐다.

기상청은 이날 경북지역에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으나, 평균 강수량이 5mm에 불과해 산불 진화에는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당국과 주민들은 산불 확산을 막기 위해 물리적 진화 작업에 의존하고 있다.

불길은 전날 밤 안동시 풍천면 야금리까지 접근했으나, 바람이 잦아들면서 소강 상태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으로, 병산서원과 인근 하회마을 일대에는 소방대원 50여 명과 소방차 10여 대가 배치되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청송 주왕산국립공원 내 천년고찰 대전사에도 방어 작업이 진행 중이다. 소방당국과 공원 관계자들은 사찰 주변에 물을 미리 뿌리고, 사찰 뒤편 일부 지역에는 벌채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주요 문화재는 외부로 옮기거나 부직포 등으로 덮어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

경북 북부권의 산불 피해는 상당한 규모로 확대됐다. 전날 오후 7시 기준, 산불 영향 구역은 약 1만6019헥타르로 집계됐다. 진화 작업에는 헬기 87대, 진화 인력 5421명, 차량 656대가 동원되며 총력 대응이 이뤄지고 있다.

산불로 인해 대규모 주민 대피도 이어졌다. 의성군 2002명, 안동시 4052명, 청송군 692명, 영양군 1113명, 영덕군 894명 등 총 8753명이 현재까지 의성실내체육관, 안동도립요양병원 등으로 대피한 상태다. 인명 피해도 발생해, 안동 4명, 청송 3명, 영양 6명, 영덕 8명 등 총 21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26일 오후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헬기추락 사고로 인해 운행을 중단했던 산불진화헬기가 대형 산불을 상황을 고려해 경남 하동군 옥종면 산불현장에 재 투입되고 있다.
26일 오후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헬기추락 사고로 인해 운행을 중단했던 산불진화헬기가 대형 산불을 상황을 고려해 경남 하동군 옥종면 산불현장에 재 투입되고 있다. ©뉴시스

한편, 전날 낮 12시 51분께 의성군 신평면에서 산불 진화작업 중이던 헬기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인해 산림청은 오후 1시 30분부터 전국의 산불 진화 헬기 운항을 일시 중단했으며, 안전 점검을 거쳐 오후 3시 30분부터 순차적으로 운항을 재개했다.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강풍을 타고 여러 시군으로 확산되면서 진화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주불 진화를 위해 가용한 자원을 총동원해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불이 언제 완전히 진화될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당국은 추가 확산을 막고 인명과 문화재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을 계속 이어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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