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10년 동안 더 많은 외국인 유학생들이 한국에 오게 될 겁니다. 이들은 캠퍼스 선교의 새로운 기회인 동시에 복음의 본질과 열정을 잃어가는 크리스천 대학생들에게는 새로운 도전이 될 것입니다."
10년 간 한국인 중심의 캠퍼스 복음화 사역을 하다 2년 전부터 외국인 유학생 선교에 집중하고 있는 이근영 건국대 유비쿼터스 정보기술융합학원 연구교수는 선교타임즈에서 이같이 밝히며 유학생 선교의 도전과 전략 등을 소개했다. 그는 "유학생들의 문화적 배경이 아무리 이질적이라도 죄와 복음, 하나님 나라라는 주제는 충분히 받아들일만한 공통분모"라며 "이들에게 많은 성경 지식을 주기보다는 복음의 본질적인 주제들을 성경 안에서 스스로 발견할 수 있도록 질문을 던져주고 가이드 해주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선 캠퍼스 선교 환경에 대해 "'거의 미전도종족 선교 수준'이라고들 말한다"며 "반기독교 정서와 종교 다원주의, 세속화가 만연한 캠퍼스 안에서 청년들을 제자 삼기는커녕 복음을 제대로 전하는 것조차 큰 도전이 되어 버렸다"며 안타까운 상황을 전했다.
1999년 대학에 입학한 후 학생선교단체 리더로 활동하며 학부 4년과 대학원 6년을 캠퍼스 복음화를 위해 적극 헌신한 그는 "캠퍼스의 이러한 영적 도전은 내게 큰 충격이 아니었으나 청년들에게 직접 복음을 전하고 거절당할 때 느끼는 나 자신에 대한 무능함은 정말 힘들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던 중 연구실에 온 C국 출신의 한국동포였던 A학생을 만나며 이 교수는 생각이 달라졌다.
"외국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복음을 전할 마음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유학생은 한국어가 유창했고 선교사로부터 수 년 간 훈련 받은 신실한 기독교인이었습니다. 결국 그 학생을 통해 C국 유학생들에게 복음을 나눌 수 있었고 외국인 유학생 사역이 캠퍼스 복음화와 세계 선교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습니다."
이 교수는 2010년 정갑주 건국대 유비쿼터스 정보기술융합학원 원장을 도와 외국인 유학생 워크숍을 준비하고 학생들을 섬겼다. 이 행사를 통해 그는 하나님이 이 땅에 보낸 10만 명의 외국인 유학생들의 선교적 가능성에 눈뜨게 되었다. "한국인 학생이 중심이 된 캠퍼스 복음화라는 틀에 모든 것을 끼워 맞추려 한 제 생각이 편협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외국인 유학생들을 단순히 돕는 차원이 아니라 이들을 글로벌 리더로 세우는 새로운 차원의 캠퍼스 사역의 눈이 열리게 된 것입니다." 그는 행사 이후 A학생을 비롯해 다른 외국인 유학생들과 소그룹 모임을 시작했고 곧 믿지 않는 B학생에게 복음을 증거할 수 있었다. B학생은 예수님을 믿은 뒤 불면증을 치유 받았고 다른 학생에게 복음을 전해 함께 교회에 다니는 등 믿음의 사람으로 자라났다. 이 교수는 "마음이 가난한 유학생들에게 하나님께서 전도의 문을 열고 계시는 것 같았다"며 "하나님의 말씀을 들은 그대로 순종하여 다른 친구들에게도 복음을 전하는 B학생의 열정을 보며 대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전도의 열정을 잃어가는 한국인 크리스천 대학생들을 떠올리며 안타까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외국인 유학생 사역의 문이 열리자 선교의 기회가 계속 주어졌다. 영어복음소그룹 'Gospel DNA'를 A학생과 시작하여 예수님을 따르는 유학생들이 계속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러한 소그룹 모임 중 일부는 재생산 되어 예수님의 제자로 살아가기 위한 훈련 모임으로 변화됐고 여러 유학생 리더들이 세워졌다. "물론 졸업과 귀국 등 다양한 이유로 몇몇 그룹은 사라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모임을 경험한 이들이 본국으로 돌아가 꾸준히 신앙생활을 하며 리더로 세워지고 있어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그는 "외국인 유학생들의 친구가 되고 그들의 필요를 돕는 사역도 중요하지만 가장 시급한 사역은 바로 유학생들에게 복음을 심는 것"이라고 강력히 주장했다.
"복음을 심고 예수님의 생명을 전달해 주는 것을 목적으로 할 때 다른 사역도 더욱 가치 있는 선교사역이 될 겁니다. 대부분 외국인 유학생들은 복음을 전하기 어려운 지역에서 많이 오고, 유학생이라는 특수한 상황 때문에 복음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마음이 많이 열려 있습니다. 그들 가운데 복음의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야 합니다."
그는 외국인 유학생 사역의 가장 큰 도전으로 이질적 문화 배경과 짧은 체류기간을 꼽았다. 언어, 식습관, 사고방식 등이 한국과 달라 이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기가 쉽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짧게는 6개월, 길게는 4~6년을 머무는 기간에 어떻게 효과적으로 복음을 전달하느냐가 관건라는 것이다. "짧은 기간 유학생들이 예수님의 제자가 되어 리더십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복음과 하나님 나라의 본질이 전달돼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이 교수는 정갑주 교수와 함께 유학생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한 다음의 5단계의 과정을 정립했다. 먼저 유학생들에게 죄를 명확하게 알려주는 것이다. 행위적 죄가 아닌 이기심, 시기, 음란, 탐심 등 모든 사람들의 마음에서 일어나는 내면의 죄에 대해 알려준 뒤 두 번째, 이 죄가 우리의 삶을 묶고 있다고 정확하게 알려준다. "우리가 행복하지 못하는 근본적 원인이 죄의 묶임 때문이며 이것은 사람의 힘으로 해결될 수 없음을 밝혀줍니다. 동양권, 특히 불교권에서 온 유학생들이 죄에 대한 묶임을 지적해 줄 때 복음에 반응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세 번째 하나님은 죄에 묶인 사람들에게 자유와 생명을 주시기 위해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을 보내셨고, 예수님을 믿을 때 모든 죄의 묶임에서 자유하게 될 수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그 다음은 예수님이 그의 영이신 성령님을 보내주셨고 말씀과 성령을 통해 하나님의 자녀들이 날마다 죄에서 승리하고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 살 수 있다고 알려준다.
복음에 반응하는 유학생들에게 마지막 단계로 예수님의 사역과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서 삶의 자세인 산상수훈, 마태복음 전반을 가르친다. "지식을 얻고 리더로 성장하기 위해 한국에 온 유학생들에게 진정한 리더십은 바로 하나님 나라 안에서 발견되며, 산상수훈은 하나님 나라의 리더십이 갖춰야 할 자세를 가르쳐준다고 알려줍니다."
그는 "앞으로 외국인 유학생을 통해 행하실 하나님의 일이 기대된다"면서 "한국인 크리스천 청년들이 열방에서 찾아 오는 외국인 유학생들과 복음 안에서 하나되고 하나님 나라를 함께 이뤄가길 소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