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엔비디아 발언 등 정치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엔비디아 발언 등 정치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4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한국판 엔비디아 지분 소유 구조’ 발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 의원은 이 대표의 구상을 ‘위험한 경제관’이라며, 국유화에 가까운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은 대왕고래에 꽂혀 산유국 이야기를 하다 느닷없이 계엄령을 선포하더니, 제1야당 대표는 얼치기 ‘인공지능 대박론’에 심취해 첨단산업 국유화를 꿈꾸고 있다”며 “한쪽은 반지성, 다른 한쪽은 무지성”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과도한 선심성 공약을 내세우는 사람일수록 ‘재원 마련은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으면 기상천외한 답변을 내놓기 마련”이라며 “이 대표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기본시리즈’ 공약들이 결국 국가 재정을 거덜 낼 것을 알기에, 엔비디아 같은 대형 기술 기업의 지분을 국가가 30%씩 가져가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연금조차 국내 주식 투자 시 지분율 10% 이상을 확보하는 데 신중을 기하는데, 국가가 기업 지분 30%를 가져가고 거기서 나오는 수익을 국민과 나눈다는 발상은 어디에서 나온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 의원은 “성장 중심 기업을 국세 대체 재원으로 삼겠다는 발상 자체가 난센스”라며 “우리 헌법은 자유시장 경제 질서를 규정하고 있다. 이런 구상은 또 다른 버전의 ‘아무 말 경제학’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대한민국 기업은 대장동과 백현동이 아니고, 대한민국 정부는 화천대유나 천화동인이 아니다”라며 “우리 정치권은 법조인들이 서로 감옥에 보내고 방탄하는 데 집중할 뿐, 정작 중요한 경제와 과학기술 정책에 대해서는 ‘아무 말 대잔치’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치의 중심에 검사와 피고인이 있는 나라가 아니라, 정상적인 경제와 과학기술 담론이 다뤄질 수 있도록 국민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며 “좌도 아니고 우도 아닌 앞으로 나아가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 후 이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와 민주당이 본인들의 정치적 상황이 유리하다고 판단해서인지 스피커들이 우격다짐으로 나오는 모습이 상당히 안타깝다”며 “이 대표의 무상 시리즈 공약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세금이 없어도 된다는 식으로 국가 시스템을 흔드는 발언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벤처캐피털처럼 국가를 운영하겠다는 이 대표의 발상은 기업 성장주의에도 맞지 않는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추진하는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사우디 아람코 같은 회사를 만들기 위해 정부 지분을 높여 광구 탐사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이재명의 구상과 다를 것이 없다”고 꼬집었다.

이 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 의원의 비판을 ‘문맹 수준의 식견’이라고 반박한 데 대해 이 의원은 “본인이 잘난 척하다 실수한 것인데, 오늘 발언은 매우 실망스럽다”며 “‘문맹’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을 매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PC(정치적 올바름)주의를 표방하는 정당이라면, 이 대표의 발언이 혐오적이고 비하적이라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며 “설사 문맹이신 분이 있다 하더라도 그런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앞서 이 대표는 2일 민주연구원 집단지성센터에서 공개된 대담 영상에서 “지금은 인공지능(AI)에 투자해야 할 시점”이라며 “그중 일부를 국가가 보유하면서 투자로 인한 생산성을 국민과 나누면, 세금을 걷지 않아도 되는 사회가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한국에 엔비디아 같은 기업이 하나 생긴다면, 70%는 민간이, 30%는 국가가 소유해 국민 모두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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