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로 잠시 중단됐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이 다음 주부터 다시 시작된다. 4일 열리는 5차 변론기일에는 계엄 사태에 깊이 관여했던 핵심 증인들이 출석할 예정으로, 이들의 증언이 심판 과정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이번 변론에는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국회 측 증인으로 출석한다. 이들은 정치인 체포조 운영 및 국회 봉쇄 의혹과 관련한 핵심 인물들로, 윤 대통령이 정치인 체포 및 국회 봉쇄를 직접 지시했다는 증언을 해 주목받고 있다.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은 비상계엄 선포 당시 윤 대통령으로부터 정치인 체포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한 인물이다. 그는 “윤 대통령이 국회에서 정치인을 체포하라는 직접적인 지시를 내렸다”며, 국정원에 대공수사권을 부여하고 방첩사령부를 지원하라고 지시한 정황도 폭로한 바 있다.
그는 또한 계엄 당시 “윤 대통령이 오전 10시 53분께 전화해 ‘이번에 다 잡아들여서 싹 다 정리해라’고 말했다”고 국회에서 증언했다. 이 같은 증언이 탄핵 심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역시 계엄령 실행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주요 정치인 10여 명의 체포 지시를 받고,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안보수사요원 100명 지원 및 체포 대상자 위치 추적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도 계엄 당일 국회에 계엄군을 배치하는 지휘를 맡았으며, 검찰 조사 과정에서 윤 대통령이 직접 그에게 전화를 걸어 본회의장에서 의원들을 강제로 퇴거시키라고 지시했다고 알려져 있다.
검찰은 공소장에 윤 대통령이 “아직도 못 갔느냐. 뭐 하고 있느냐. 문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라.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했다.
반면, 윤 대통령은 탄핵 심판 3·4차 변론기일에 직접 출석해 주요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는 “국회와 선거관리위원회를 봉쇄하라고 지시한 적이 없으며, 국가비상입법기구 예산 편성 쪽지를 작성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진우 전 사령관과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에게 국회의원 강제 퇴거 지시를 한 적이 있느냐는 헌재의 질문에 대해 “그런 사실이 없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 측은 또한 정치인 체포 지시도 내리지 않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4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역시 “윤 대통령이 정치인 및 법관 체포 지시를 내린 적이 없으며, 다만 포고령 위반이 우려되는 인물들의 동향을 살피라고 했을 뿐”이라고 증언했다.
헌재는 윤 대통령 탄핵 심판과 관련해 총 8차 변론기일을 예정하고 있다. 6일 열리는 6차 변론기일에는 국회 측 증인으로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 김현태 특전사 707특수임무단장,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출석할 예정이다.
또한 11일 진행되는 7차 변론기일에는 윤 대통령 측 증인으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증언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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