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이 8일 발표한 '1월 경제동향'을 통해 대외 불확실성과 국내 정치적 불안으로 인한 경제심리 위축으로 경기 하방위험이 증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건설업을 중심으로 한 생산 증가세 둔화와 소비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경기 개선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DI의 분석에 따르면, 11월 전산업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0.3% 감소했다. 이는 전월 2.4% 증가에서 큰 폭으로 하락한 수치다. 특히 건설업 생산은 12.9% 감소하며 부진을 이어갔고, 광공업생산은 반도체 부문의 호조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전자부품 등의 부진으로 0.1% 증가에 그쳤다.
서비스업 생산도 도소매업과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의 감소로 증가세가 1.0%로 둔화됐다. 제조업 부문에서는 재고율이 111.8%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평균가동률은 71.8%로 하락하는 등 생산 둔화를 시사하는 지표들이 증가했다.
수출은 12월 기준 전년 동월 대비 6.6% 증가했으나, 일평균 기준으로는 4.3% 증가에 그쳤다. ICT 품목이 27.9%의 높은 증가세를 보인 반면, 여타 품목은 글로벌 수요 부진으로 3.6% 감소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소비 부문의 뚜렷한 위축이다. 11월 소매판매는 승용차, 가전제품, 통신기기 및 컴퓨터, 화장품 등 주요 품목의 부진으로 1.9% 감소했다. 서비스 소비도 숙박·음식점업, 예술·스포츠·여가관련서비스업, 교육서비스업 등에서 낮은 증가세를 보였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정국 불안의 영향으로 12월 소비자심리지수가 전월 100.7에서 88.4로 급락한 점이다. 현재경기판단은 70에서 52로, 향후경기전망은 74에서 56으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
KDI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 대외 불확실성과 함께 12·3 비상계엄 발동 등 국내 정치적 불안이 경제심리를 악화시켰다고 분석했다. 비록 환율과 주가 등 금융시장 지표의 변동은 제한적이었으나, 가계와 기업의 심리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하며 경기 회복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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