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 대통령의 2기 행정부 출범이 임박한 가운데, 한국 내 독자적 핵무장론이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핵무기 개발 가속화와 더불어, 미국의 안보 공약에 대한 의구심이 한국 내 핵무장론의 지지 확대를 이끌고 있다고 평가했다.
가디언의 국제 문제 칼럼니스트 사이먼 티스들은 최근 기고문에서, 한국이 미국의 핵우산 의존에서 벗어나 자체 억지력을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티스들은 "트럼프 행정부 아래에서 미국이 신뢰할 수 없는 동맹국이 될 가능성이 제기되며, 한국의 핵무장론이 더욱 힘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의 국제 분쟁에 대한 개입 거부 성향이, 한국 내에서 미국의 핵우산이 여전히 유효한지를 둘러싼 논쟁을 심화시켰다고 분석했다. 티스들은 "트럼프가 우크라이나 대신 한국을 위해 대규모 전쟁 위험을 감수할 것이라 믿는 이는 거의 없다"며 "이에 따라 한국이 자체 핵 억지력을 갖춰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도발은 여전히 국제사회에 큰 위협으로 남아 있다. 티스들은 김정은 정권이 수십 년간 제재를 무시하며 강력한 미사일과 핵탄두를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러시아와의 새로운 안보 협력, 이란과의 관계 강화, 중국의 묵인 속에서 북한은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을 극복하고 의외의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 문제 전문가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북한이 트럼프 2기 행정부 기간 동안 핵무기 개발을 더욱 도발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반면, 티스들은 한국 내부의 정치적 혼란이 국가 안보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이 윤석열 대통령의 기습적인 계엄령 선포 이후 민주주의와 헌정 위기를 겪고 있다며, "윤 대통령이 탄핵에도 불구하고 체포를 거부하고 권좌를 고수하고 있는 상황은 국가의 위기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북한과 러시아 간 협력 관계가 더욱 긴밀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티스들은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의 관계가 북한의 국제적 고립을 완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와의 협력은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추가 제재를 회피할 수 있도록 보호막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티스들은 북한의 도발과 한국의 내부 불안정이 겹쳐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이 미국과 중국 사이의 냉전적 갈등을 열전으로 비화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와 북한의 도발적 행동이 맞물리면서, 한국은 안보 전략의 변화를 모색해야 하는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는 국제사회의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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