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핑크 멤버이자 솔로 가수 로제(28·박채영)가 미국 팝스타 브루노 마스(40)와 협업한 곡 *아파트(APT.)*로 K팝 여성 가수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이 곡은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서 5위를 차지하며, K팝 여성 가수로는 최초로 톱5에 진입했다.
6일(현지시간) 빌보드는 예고 기사를 통해 로제의 아파트가 오는 11일자 ‘핫 100’ 차트에서 5위에 올랐다고 전했다. 지난해 10월 18일 공개된 이 곡은 지난주 34위에서 29계단 상승하며 11주 연속 차트에 머물렀다. 이는 K팝 여성 가수로서 최초의 기록일 뿐 아니라, 아파트가 지난해 11월 2일자에서 기록한 8위를 넘어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K팝 여성 가수 중 빌보드 ‘핫 100’ 톱10에 진입한 것도 로제가 처음이다. 이전 기록은 블랙핑크가 셀레나 고메즈와 협업한 아이스크림의 13위였다. 그룹과 남성 솔로를 포함해 ‘핫 100’ 톱10에 오른 K팝 아티스트는 방탄소년단(BTS), 지민, 정국, 싸이뿐이며, 이들 중 방탄소년단과 멤버들은 1위까지 오른 바 있다.
‘핫 100’은 라디오 에어플레이의 비중이 높아 미국 현지 대중적인 인기를 반영하는 차트로, K팝 가수들에게는 여전히 ‘꿈의 차트’로 여겨진다. 로제의 성과는 기존 마니아층을 넘어 현지 음악 시장에서도 자리를 잡았음을 증명했다.
또한, 아파트는 글로벌 차트에서도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 중이다. 빌보드 글로벌 200과 글로벌 200(미국 제외) 차트에서 이번 주 모두 1위에 올라, 총 10주간 정상의 자리를 지켰다. 이는 ‘글로벌 200’에서 10주 이상 1위를 차지한 다섯 번째 곡이라는 기록도 더했다.
◈‘아파트’의 독창성과 브루노 마스의 영향
아파트는 국내에서 널리 알려진 술자리 게임 ‘아파트 게임’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로제는 미국 패션지 보그와의 영상 인터뷰에서 곡 발매에 맞춰 이 게임과 한국의 술 문화를 소개하며 화제를 모았다. 특히, 한국 술 ‘소맥’을 가장 좋아한다고 밝히며 한국의 음주 문화를 자연스럽게 알렸다.
이 곡은 반복적이고 유희적인 요소를 담아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연상시키는 점도 주목받았다. 싸이의 곡처럼 유머와 밈(meme) 요소를 가미해 글로벌 팬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간 것이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브루노 마스는 이번 곡에서 특유의 펑키(funky)한 스타일을 더하며 곡의 매력을 극대화했다. 마스는 팝, 펑크, 솔, 레게 등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는 아티스트로, 지난해 레이디 가가와의 듀엣곡 *다이 위드 어 스마일(Die with a Smile)*로 빌보드 ‘핫 100’ 1위를 차지하며 두 곡을 톱5에 올리는 기록을 세웠다.
◈‘아파트’의 인터폴레이션과 음악적 연결고리
로제의 아파트는 1980년대 빌보드 1위를 기록한 토니 베이즐의 미키(Mickey)를 인터폴레이션(음악적 변형)한 곡이다. ‘369 게임’의 리듬과 유사한 이 곡은 국내에서도 친숙한 ‘헤이 미키’로 잘 알려져 있다. 아파트는 원곡의 멜로디를 변형해 추억과 신선함을 동시에 불러일으키는 인터폴레이션 기술을 활용했다.
◈새로운 세대와의 연결, 그리고 화제성
로제의 곡은 ‘아파트’라는 제목으로 국내 팬들에게는 가수 윤수일의 동명 곡을 떠올리게 하며 추가적인 관심을 받았다. 윤수일밴드의 아파트는 MZ세대 사이에서 ‘시티팝 원조’로 재조명되고 있어 로제의 곡과 함께 화제가 됐다.
로제의 아파트는 영국 오피셜 차트에서도 상위권을 유지하며 새해 초부터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K팝 여성 가수의 역사를 새로 쓴 이 곡은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로제의 존재감을 다시 한번 각인시키며, K팝이 지닌 문화적 힘을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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