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이 높은 사람일수록 더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수명의 격차는 소득 수준에 따라 최대 8.66년에 달해 저소득층의 건강 형평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요구된다.
5일 대한의학회지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윤석준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 연구팀은 2008년부터 2020년까지의 건강보험 데이터를 분석해 한국인의 소득수준과 건강수명 추이를 조사했다.
건강수명은 기대수명에서 질병이나 장애로 인해 건강하지 못한 기간을 제외한 수명을 말한다. 이는 신체적·정신적으로 이상 없이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는 기간을 의미한다.
연구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건강수명은 2008년 68.89세에서 2020년 71.82세로 2.93년 증가했다. 같은 해 여성의 건강수명은 73.98세로 남성의 69.43세보다 4.55년 길었다.
소득 수준에 따라 건강수명의 차이는 더욱 뚜렷했다. 건강보험료 납부액을 기준으로 소득을 1분위(최저)부터 5분위(최고)까지 나눈 결과, 5분위의 건강수명은 74.88세로 1분위의 66.22세보다 8.66년 길었다. 중간 소득 수준에 해당하는 2~4분위는 각각 72.12세, 73.15세, 73.58세를 기록하며 소득이 높을수록 건강수명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저소득층은 건강을 돌볼 시간이 부족하고 조기 진단 기회가 적어 건강수명이 짧아지는 경향이 있다"며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건강증진 프로그램과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의료기술의 발달로 기대수명은 늘었지만, 건강하지 않은 상태로 보내는 기간도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2008년 80.83세에서 2020년 84.55세로 3.72년 증가했다. 하지만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의 격차는 같은 기간 11.94년에서 12.73년으로 더 벌어져, 수명이 늘어도 건강하게 사는 기간은 상대적으로 짧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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