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과 관련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헌법재판소의 심리 중인 가운데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이와 다른 반대의견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특히 연세대학교 학생총회에서의 의결과정에선 “그 과정이 민주적이었던가”라는 의구심도 제기 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6일, 연세대학교에서는 윤석열 퇴진 시국선언을 위해 18년 만에 중앙도서관 광장에서 학생총회가 열렸다. 자유발언과 찬·반토론이 진행되었는데, 자유발언은 퇴진 찬성 발언으로만 진행됐고, 찬·반토론에서는 7명의 찬성 발언만 있었으며, 반대 발언은 단 1명이었다. 찬성 발언의 경우 주변에서 박수갈채가 나왔고, 반대 발언 시엔 주변 학생들이 야유를 보냈다. 연세대 학생에 의하면, 학생총회 이후 연세대학교 에브리타임에서는 2명의 찬반 발언이 계속해서 회자되고 있다.
반대 발언자는 “지금 시국선언대회는 어떤가? 찬성자들만 모아놓고 찬성의 안만 가결하라고 한다. 이것은 단단히 잘못됐다. 이 시국선언대회는 지금 정당성을 잃은 모임이다. 따라서 반대를 표명한다”고 했다.
학생총회 다음날 ‘어제의 우리는 민주적이었던가?’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었다. 글의 취지는 투표 전 부족한 토론 과정과 공개적인 거수투표를 지적했다. 안건 의결 과정에서 공개적인 거수투표를 진행한 점에 문제를 제기하며 조목조목 지적했다. 대학가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는 주변 친구들 눈치가 보여서 반대표를 던지지 못하고 기권표를 행사했다는 글도 올라왔다.
대학가에서는 비상계엄에 대한 규탄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이와는 다른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것. 특히 학생총회 의결과정이 ‘민주적이었는가‘라는 의구심도 나오고 있다.
수많은 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 퇴진 시국선언을 외치는 상황에서, 그와 다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전국대학생중립연합’에서는 퇴진을 외치기 전에 대한민국 상황을 살펴보자는 취지에서 정보성 대자보를 붙여왔다.
이 단체는 대자보에서 “여러분은 윤석열 대통령이 왜 계엄을 선포했다고 생각하나. 손발이 잘렸던 대통령은 계엄으로 인해 국회의 무소불위 권한을 행사하는 거대 야당의 포악을 만천하에 드러냈고, 한쪽만 전하는 여론의 횡포를 모두에게 보여줬다”며 “그리고 대학생인 우리가 지성인이라고 하지만 ‘계엄’이라는 단어에 곧바로 ‘탄핵’으로 반응하게 만드는 계엄에 대한 트라우마적 반응이 있음을 드러냈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는 과거가 아닌 2024년을 살고 있다. 감정이 이성을 앞설 때 우리는 중립을 지켜 현 사태를 바라봐야 할 지금 세대로서 책임이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연세대 한 학생은 “표현의 자유와 토론의 자유가 상실된 학생총회의 모습은 비단 한 캠퍼스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의 문제라 생각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자유로운 토론과 의견 제시의 중요함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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