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약 10년 전 한국과의 잠재적 전쟁 상황을 가정해 80여 개의 군사·민간 시설을 미사일로 타격하는 계획을 수립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러시아군 기밀문서를 입수해 이 같은 사실을 보도했다.

이번에 공개된 문서는 2008년부터 2014년 사이 작성된 러시아군의 기밀 군사문서 29개의 내용을 발췌한 것으로, 러시아 군사종합아카데미의 휘장이 표기되어 있다. 문서에는 한국과 일본의 주요 시설 160개소를 타격하는 구체적인 계획이 담겨있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군사시설뿐만 아니라 민간시설까지 타격 대상에 포함됐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포항제철소와 부산의 화학공장 등 주요 산업시설을 미사일 공격 목표로 설정했다. 한국의 지휘통제 벙커에 대해서는 방어선 돌파에 필요한 병력 추정치와 시설 규모, 잠재적 생산량 등 상세한 정보까지 포함하고 있었다.

군사시설의 경우 중앙 및 지역사령부, 레이더 시설, 공군기지, 해군시설 등 82개소가 타격 목표로 지정됐다. 러시아는 이들 시설을 공격하기 위해 Kh-101 비핵 순항미사일을 사용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경우에도 혼슈와 규슈를 잇는 간몬 터널과 같은 주요 교통 인프라, 도카이 지역의 핵 단지와 정유소 등 13개의 에너지 기반시설이 타격 목록에 포함됐다.

스팀슨 센터의 전 NATO 군비통제 담당자인 윌리엄 앨버크는 "이 문서는 러시아가 서방의 아시아 동맹국들을 어떻게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며 "러시아가 유럽에서 전쟁을 일으킬 경우, 일본과 한국 내 미군의 저지를 우려해 이들 국가에 대한 공격도 함께 계획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더불어 그는 이번 문건 공개와 최근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이 "유럽과 아시아의 전장이 직접적이고 불가분의 관계에 있음을 처음으로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아시아가 유럽의 분쟁을, 유럽이 아시아의 전쟁을 방관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문서에는 주요 강대국과의 갈등 초기 단계에서 전술핵무기 사용을 가정한 훈련 시나리오와 중국의 침공에 대비한 시나리오, 유럽 심부 타격 계획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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