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소속 여객기 착륙 도중 충돌 사고 이튿날인 30일 오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2층 대합실에서 유족들이 브리핑 내용을 듣고 있다. ⓒ뉴시스
제주항공 소속 여객기 착륙 도중 충돌 사고 이튿날인 30일 오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2층 대합실에서 유족들이 브리핑 내용을 듣고 있다. ⓒ뉴시스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발생 이틀째인 30일, 공항 곳곳에서 유족들의 애끓는 절규가 이어졌다. 179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번 참사로 가족을 잃은 이들의 슬픔이 현장을 가득 메웠다.

공항 쉘터 텐트 사이에서 만난 김모(74)씨는 사위를 잃은 슬픔을 토로했다. 회사 동료들과 태국 방콕 여행을 다녀오던 중 변을 당한 사위는 15년간 가정을 이끌어온 가장이었다. "장녀 사위라 나한테 더 잘해줬어요. 가족도 리더십 있게 잘 아우르고, 명절 때면 형제들에게 선물하고 용돈도 많이 주는 사람이었죠"라며 김씨는 사위를 회상했다.

특히 김씨는 "집에서 아이들만 키워서 세상 물정을 모르는 딸이 혼자 남은 게 너무 짠하다"며 "사위 잃은 딸이 혼자 남은 게 짠해서 내가 있어야지. 세상물정 모르는 우리 딸과 손주 둘 어떡하나"라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아내를 잃은 A씨는 전날부터 자녀들과 함께 재난구호센터를 찾아 새벽 4시까지 기다렸다고 했다. "아이 엄마만 직장 동료 5명과 모임으로 다녀왔었다"는 A씨는 "지금은 아무 생각도 들지 않는다. 얼른 수습만 했으면 좋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또 다른 유족 B씨는 더욱 처절한 사연을 털어놓았다. 가족들과 함께 태국 여행을 했다가 따로 귀국한 B씨는 "여행 마지막 날 헤어질 때 정말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며 "함께 여행을 떠났던 18명 중에 저 혼자 살아남았다"고 울부짖었다. 특히 "할아버지 생신이라고 따라왔던 6세 꼬마의 목소리가 잊혀지지 않는다"며 "아내와 아들 시신도 찾지 못했는데 분향소가 무슨 의미가 있나"라고 절규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35분 기준, 179명의 사망자 중 141명의 신원이 확인됐다. B씨는 "사고 원인과 이후 대책까지 진실이 뭔지 정확히 파헤쳐야 한다"며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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