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당면한 정치 위기를 수습할 새로운 비상대책위원장으로 권영세 의원을 지명했다. 24일 국민의힘은 의원총회에서 수도권 5선의 중진 의원인 권영세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추인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26일 상임전국위원회와 30일 전국위원회를 거쳐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권 비대위원장은 취임 후 첫 입장 표명에서 당의 안정과 단합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당이 안정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쇄신이 이뤄질 수 없다"며 "당의 화합, 안정과 쇄신이 모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조기 대선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금은 대선을 생각할 때가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권성동 당대표 권한대행은 지명 배경에 대해 "새 비대위는 국정 안정과 당 화합, 변화라는 중책을 맡아야 하는 만큼 풍부한 경험과 즉시 투입 가능한 전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새누리당 사무총장, 주중대사, 통일부 장관을 역임했으며, 박근혜, 윤석열 두 전·현직 대통령의 선거대책위원회에서 핵심 직책을 수행한 바 있다.
당내에서는 권 비대위원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상현 의원은 "정치력, 경륜, 돌파력을 다 갖춘 분"이라고 평가했으며, 박덕흠 의원도 "인품이 워낙 좋고 능력도 있어 잘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명했다.
다만 당 안팎에서는 '도로 친윤당'이 되는 것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친한계인 조경태 의원은 "철저하게 반성하고 철저하게 대통령과 분리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안철수 의원은 "영남당, 극우당, 친윤당이 되지 않도록 지혜를 모으자"고 제안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범친윤계로 분류되지만 상대적으로 계파색이 옅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 당 관계자는 "사심이 없고 말과 행동에 리스크가 없어 의원들이 거부하지 않을 만한 인사"라면서도 "혁신형이라기보다는 관리형, 통합형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향후 권 비대위원장은 12·3 비상계엄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사태라는 전례 없는 정치적 위기 속에서 당의 안정과 화합을 이끌어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특히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탄핵 심판 결과에 따라 조기 대선 정국 관리나 정국 수습이라는 중대한 역할도 수행해야 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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