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권자 여호와: (1) 아람-이스라엘로부터 너를 지키리라"(이사야 7:1-17)
이사야서는 죄악된 언약 백성에 대한 여호와의 심판과 회복의 계획을 다루면서, 온 열방의 주권자이신 여호와께서 그의 주권과 능력으로 그 계획을 이루실 것임을 강조한다. 이사야 7:1-17은 아람과 이스라엘이 유다를 침략하려고 동맹한 상황을 배경으로, 언약 백성의 운명이 전적으로 여호와께 달려있음을 밝히고 있다.
주전 8세기 중엽을 지나면서 앗수르는 고대근동의 맹주로 부상하였고, 이에 대항하여 아람과 북왕국 이스라엘은 남왕국 유다와의 동맹을 도모한다. 그러나 유다의 아하스 왕이 이에 응하지 않자, 북쪽의 두 왕국은 연합군을 결성하여 유다를 침공한다(주전 734-732년). 후대의 기록에 따르면, 유다는 많은 성읍을 빼앗기고 십이만 명의 용사를 잃고 이십만 명의 백성을 포로로 빼앗기는 등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된다(왕하 16:5-6; 대하 28:5-8 참조). 본문은 아직 아람과 이스라엘의 침략이 발생하기 전, 두 나라가 동맹을 맺었다는 소식을 배경으로 말씀을 전개한다.
먼저 이 상황에 대해 유다의 왕과 백성은 지독한 불신앙으로 반응한다. "왕의 마음과 그의 백성의 마음이 숲이 바람에 흔들림 같이 흔들렸더라"(2). 본문이 특히 강조하는 점은 위기 상황에 대해 다윗 언약의 후계자, 아하스 왕이 드러내는 불신앙이다. 그런데 그의 불신앙은 불확실한 위기 상황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선지자 이사야를 통해 알리시는 하나님의 구원의 계획(4-9)과 징조를 통한 배려(10-11)를 아하스 왕은 경건해 보이는 말로 포장하며 거부한다(12). 열왕기하 16:7-9를 참고하면, 아하스는 이미 앗수르 왕에게 조공을 바치며 도움을 요청하기로 작정한 것이다.
그런데 믿음 없는 아하스에 대한 여호와의 배려는 놀랍도록 은혜롭다. 첫째로, 예루살렘의 방비를 점검하고 있는 아하스에게 선지자 이사야를 보내셔서, 주권자 여호와("주 여호와")께서 아람과 이스라엘의 계획이 절대로 이루어지지 않게 하실 것임을 약속하신다(3-9). 특히 다윗에게 주신 약속을 떠올리는 표현을 통해(9), 그가 다윗 언약의 계승자임을 알려주신다(삼하 7:16 참조). 둘째로, 아하스에게 어떤 징조든지 구하라고 하심을 통해, 아하스의 믿음을 회복시키려 하신다(10-11). 셋째로, 징조를 거부하는 아하스에게 여호와께서 친히 "임마누엘"의 징조를 주신다. 이를 통해 언약 백성과 함께 계시는 하나님께서 가까운 미래에(15-16절: "그가 악을 버리며 선을 택할 줄 알 때가 되면...이 아이가 악을 버리며 선을 택할 줄 알기 전에"; 8절 참조) 앗수르를 통해 아람과 이스라엘을 황폐하게 하실 것임을 알리신다(13-17).
아하스 왕에게 주신 하나님의 약속은 일차적으로 아람과 이스라엘의 침략으로부터 아하스 왕과 유다 왕국을 지켜주심을 통해 성취된다(1). 이스라엘 왕 베가("르말리야의 아들")와 아람 왕 르신이 각각 호세아의 반역과 앗수르 왕의 침략으로 죽게 될 뿐 아니라(왕하 15:30; 16:9), 앗수르 왕에 의해 아람의 수도 다메섹과 이스라엘의 수도 사마리아가 함락되기에 이른다(왕하 16:9; 17:5-6).
그런데 궁극적으로는 "임마누엘"의 징조로 아하스 왕을 위로하신 하나님께서 친히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셔서 죄와 사망으로 고통하며 신음하던 백성들과 함께하시고 그들을 구원하심을 통해 그의 약속을 성취하셨다(마 1:22-23). 그뿐 아니다. 예수께서 십자가의 고난과 죽음에서 부활 승리하심으로써, 이제 예수 안에 거하는 모든 성도들에게 영원한 승리가 보장되었다(고전 15:50-57; 골 2:12-15).
그렇다면 우리는 신실하신 하나님 앞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하나님께서 우리를 예수 안에서 자기 백성으로 삼으셨고 우리와 항상 함께하시기에, 우리는 어떠한 고난과 위기 가운데에서라도 흔들리지 않고 굳건한 믿음으로 주를 위해 살아가는 것이 마땅하겠다(고전 15:58). 또한 우리에게 시험과 고난이 닥쳐올 때, 그것이 우리가 그리스도와 연합되었다는 증거임을 인식하며 도리어 기뻐하면서 우리의 주권자 되신 하나님을 전적으로 신뢰해야겠다(벧전 4:12-19).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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