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 만의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로 국내 건설업계가 해외 수주 경쟁력 약화와 환율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긴급 대응에 나섰다.

주요 건설사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직후 긴급 임원회의를 소집하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A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특별한 대응 매뉴얼을 준비하지 못했다"면서 "해외 수주를 위한 영업 차질 등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건설업계는 국내 정세 불안정이 해외 수주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B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해외 수주는 기본적으로 불확실성이 크고 돌발 변수가 많은데, 국내 정세 불안이 추가 변수로 작용하면서 해외 수주 활동이 위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로 해외 수주 확대에 주력하고 있던 시점에서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하면서 건설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C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치열한 해외 시장에서 이번 사태가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대응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발주처들의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D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전사적 차원의 대응책을 논의하는 한편, 해외 발주처들에게 국내 정치 상황이 공사 진행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설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환율 변동성 확대도 건설업계의 주요 관심사다. 비상계엄 선포 이후 원·달러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 야간 거래에서 한때 1440원을 돌파했다. 이는 2022년 10월 이후 약 2년 만에 기록된 최고치다. E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정치 불안으로 인한 원화 약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건설사들은 환율 리스크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F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환율 스왑 등 다양한 옵션으로 계약을 맺어 급격한 환율 변동에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가 올해 해외 수주 목표로 제시한 1조 달러 달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액은 211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중동이 119억3000만 달러로 전체의 56.6%를 차지했고, 아시아가 29억8000만 달러(14.1%), 북미·태평양이 26억7000만 달러(12.7%)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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