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운 시온에서 여호와가 통치하실 때(이사야 2:1-5)

박덕준 교수(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구약신학)
박덕준 교수(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구약신학)

이사야서의 서론(1:1-2:5) 마지막 단락인 2:1-5는 죄악으로 더럽혀진 시온이 회복될 때의 영화로운 모습을 제시함으로써 죄악 중에 있는 언약 백성으로 하여금 여호와께 충성된 백성이 될 것을 독려하고 있다.

시온의 회복은 "말일에" 시온이 얻을 존귀와 영화에 대한 소개로 시작한다. 먼저 시온은 모든 산들 꼭대기에 우뚝 설 것이고 모든 언덕들 위에 높아질 것이다(2). 시온은 그 주민들의 죄악으로 말미암아 여호와의 징계를 받아 황폐해졌고(1:7-8), 정의와 공의가 사라진 불의한 성읍이 되어 남편 여호와로부터 더러운 창기 취급을 받았다(1:21-23). 그러나 여호와께서는 시온의 죄악을 깨끗이 제거하신 이후에 의의 성읍, 신실한 고을로 회복시킬 것을 약속하셨다(1:24-27). 이제 그 약속의 절정에 시온의 영화가 약속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시온이 모든 산들 중 가장 높은 산이 될 것이라는 말씀은 시온에 임재하시는 여호와께서 온 열방의 통치자이심이 온 사방에 선포될 것임을 의미한다(사 24:21-23; 슥 14:9-10; 시 48:1-2 참조). 모든 이방나라 백성들이 시온으로 모여드는 것은, 각기 산들 위에 신전을 짓고 신들을 숭배하던 자들이 시온에 임재하시는 여호와만이 참 신이심을 깨닫고 그에게 나아와 그를 경배하게 될 것이라는 말씀이다(사 2:12-19; 18:7;'' 19:16-25; 25:1-11; 45:20-23; 66:18-21 참조).

그렇다면 왜 이들이 시온에 올라 여호와를 섬기려고 할까? 이는 여호와께서 바르게 행할 길을 가르치시는 분이시기 때문이다(3). 시온에 계신 여호와는 정의와 공의의 하나님(사 5:16; 34:5 참조), 그의 계획을 성실하고 진실하게 행하시는 분(사 25:1), 그의 정의로운 율법을 만민에게 베푸시는 분이시기 때문이다(사 51:4-6). 이러한 여호와의 가르치심을 기대하면서 서로를 독려하며 시온에 오르는 이방나라 백성들에게 주어지는 약속은 바로 안전과 평화이다. 여호와께서 공의로운 재판장이 되시기에, 그들은 더 이상 전쟁으로 갈등을 해결할 필요가 없게 되어 무기를 놓고 영속한 평화를 누리게 될 것이다(4).

영화롭게 회복된 시온("야곱의 하나님의 전")에 이방나라 백성들이 올라와 여호와의 길을 배워 "그의 길로 행하고" 또한 그의 통치를 받아 평화를 누리게 될 것이라는 사실은 시온의 주민 곧 여호와의 언약 백성에게 회개와 순종을 독려하는 근거를 제공한다. 따라서 이사야 선지자는 시온에 계신 여호와께 반역을 저지르고 있는 언약 백성을 독려하며 외친다. "야곱 족속아, 오라. 우리가 여호와의 빛에 행하자"(5).

본문에 제시된 시온의 영화로운 회복과 여호와의 임재, 그리고 온 열방이 여호와께 나아와 그의 통치를 받게 되리라는 약속은 하나님의 독생자의 영광으로 어둠 가운데에 빛으로 찾아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성취되었다(요 1:14). 그리스도는 임마누엘로 이 땅에 임하셨을 뿐 아니라(마 1:23), 십자가에서 대속을 이루시고 부활하셔서 교회의 머리가 되셨다(골 1:18). 그는 공생애의 사역을 통해 제자들에게 친히 하나님의 뜻을 가르치셨을 뿐 아니라(마 5-7장), 승천하신 후에 성령을 보내셔서 그가 가르치신 것을 깨닫게 하시고(요 14:16-18, 26-27; 16:13-14), 우리로 생명의 성령의 법을 따라 살아가게 하셨다(롬 8:12). 또한 유대인들과 이방인들이 함께 교회의 지체가 되어 그리스도의 통치 가운데 행하며 풍성한 언약의 복을 누리며 살아가게 하셨다(행 15:15-17; 고전 12:12-13; 갈 3:7-14).

이토록 큰 은혜로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요 교회의 지체로 살아가게 된 성도들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 먼저 죄악으로 죽었던 우리를 십자가로 살리신 은혜를 기억하면서 그리스도와 연합하여 의롭게 살아가야 함이 마땅하다(롬 6:1-14; 고전 15:33-34). 또한 우리 안에 하나님의 성령이 임재하시며 우리를 그의 성전으로 삼으셨음을 기억하며 날마다 거룩한 삶을 추구하면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살아가야 하겠다(고전 3:16-17; 6:19-20).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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