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대표적인 국민 소설로 꼽히는 주세페 토마시 디 람페두사의 표범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됐다. 이 작품은 1958년 첫 출간 이후 이탈리아 근대 최초의 베스트셀러로 기록되었으며, 현재까지도 이탈리아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소설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소설의 배경은 19세기 중반, 분열된 이탈리아 공국들을 통일하려는 가리발디 혁명군의 '리소르지멘토' 운동이 한창이던 시기다. 이야기는 시칠리아 귀족 가문 수장이자 영주인 돈 파브리초 살리나를 중심으로,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귀족 중심 사회의 몰락과 신흥 부르주아 계층의 부상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돈 파브리초는 귀족 체제가 지속될 수 없음을 깨닫고 변화의 흐름을 받아들인다. 가리발디 군대가 시칠리아에 상륙하고, 그의 조카 탄크레디 팔코네리가 혁명군에 합류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그는 새로운 시대의 도래를 직감한다. 탄크레디는 살리나의 딸 콘체타와 약혼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전쟁 후 신흥 부호 돈 세다라의 아름다운 딸 안젤리카와 사랑에 빠진다. 살리나는 자신의 딸이 탄크레디의 야망을 충족시키지 못할 것을 알며, 그의 선택을 존중한다.
소설의 원제 '일 가토파르도'(Il Gattopardo)는 이탈리아어로 서벌(serval)을 뜻하지만, 해외에서는 더 잘 알려진 맹수인 '표범'으로 번역됐다. 이는 작품의 상징성과 대중적 이해를 높이기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람페두사는 자신의 증조부 줄리오 파브리초 디 람페두사를 모델로 삼아 집안 이야기를 재구성하며 이 소설을 완성했다. 그의 자전적 요소가 짙게 깃든 작품으로 평가된다.
표범은 문학적 성취를 넘어 영화와 드라마로도 확장됐다. 1963년, 루치노 비스콘티 감독이 제작한 영화가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으며, 내년에는 넷플릭스를 통해 드라마로 방영될 예정이다.
"우리는 표범이자 사자였다. 우리를 대신하여 올 자들은 자칼과 하이에나일 것이다. 그리고 우리들, 표범, 자칼, 양 모두는 여전히 우리가 세상의 소금이라고 믿을 것이다."
이 문장은 소설이 담고 있는 귀족 사회의 몰락과 시대 변화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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