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의회에서 활동할 한국계 정치인 4명의 윤곽이 확정됐다. 특히 앤디 김 의원의 상원 진출로 한국계 정치인들의 영향력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지난 5일 미 상하원 선거에서 출마한 5명의 한국계 미국인 정치인 중 4명이 당선되는 쾌거를 이뤘다. 가장 주목할 만한 성과는 앤디 김(민주·뉴저지) 하원의원의 상원 입성이다. 김 의원은 수뢰 혐의로 기소된 밥 메넨데스 상원의원의 공석을 놓고 벌어진 경선과 본선에서 연이어 승리를 거두며 미국 역사상 최초의 한국계 상원의원이 됐다.
시카고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하고 옥스퍼드대에서 국제관계학 박사 학위를 받은 김 의원은 오바마 행정부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경험을 쌓았다. 100명으로 구성된 미 상원에서 법안 통과와 인사 인준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오른 것이다.
하원에서는 영 김(공화·캘리포니아)과 메릴린 스트릭랜드(민주·워싱턴) 의원이 나란히 3선 고지를 밟았다. 한국계 여성 정치인으로는 최초의 기록이다. 한국에서 괌으로 이민 온 1.5세대인 영 김 의원은 에드 로이스 전 하원 외교위원장의 보좌관을 20년간 역임했으며, '순자씨'로 알려진 스트릭랜드 의원은 주한미군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워싱턴주 타코마 시장을 거쳐 연방 하원에 입성했다.
새롭게 하원에 진출하는 데이브 민(민주) 의원은 한국계 이민가정 2세로, 하버드대 로스쿨 박사 출신의 법조인이다. 반면 미셸 스틸(공화·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은 이번 선거에서 3선 도전이 좌절되며 의회를 떠나게 됐다.
이번 선거 결과로 한국계 의원들의 당적 분포는 민주당 3명, 공화당 1명으로 재편됐다. 내년 1월 출범하는 트럼프 차기 행정부와의 관계 설정이 주목되는 가운데, 민주당 소속인 앤디 김 상원의원은 이미 차기 내각 인선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예고했다. 하원 외교위원회 인도·태평양 담당 소위원장을 맡고 있는 영 김 의원 역시 북한 인권문제에 깊은 관심을 보이며 대북 정책에서 독자적인 목소리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한국계 4인방은 내년 1월 3일부터 본격적인 의정활동을 시작하며, 지역구 대표는 물론 한미관계 강화와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권익 향상을 위한 가교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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