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위 외교 당국자가 중국이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 강화를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상황이 중러 간 실질적 균열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 상반된 견해가 제기되고 있다.
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세미나에서 "중국과의 대화에서 북러 관계가 점점 더 불편한 의제가 되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 측이 인지하지 못했던 북한 관련 정보를 우리가 전달하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중국은 북러 밀착이 북한으로 하여금 중국의 이익에 반하는 군사적 행보를 촉발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캠벨 부장관은 "중국이 러시아를 직접적으로 비판하지는 않고 있지만, 북러 간 협력 강화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데니스 와일더 전 CIA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국장은 "베이징의 침묵이 놀랍다"면서 "러시아의 대북 핵 지원은 미국의 동아시아 동맹 강화와 '동아시아판 나토' 결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시진핑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사무엘 파파로 미국 인도태평양사령관은 최근 핼리팩스 국제안보포럼에서 북중러 관계를 '거래적 공생 관계'로 규정했다. 그는 "북한이 러시아에 포탄과 미사일을 공급하고 그 대가로 미사일 및 잠수함 기술을 제공받을 것"이라며, "중국은 러시아에 반도체의 90%와 기계 공구의 70%를 공급하며 러시아의 군사력 재건을 돕고 있다"고 주장했다.
앤드루 시어러 호주 국가정보국장 역시 "푸틴과 시진핑 간의 균열을 조장하려는 시도는 비현실적"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푸틴이 버티는 것은 중국의 군사적, 외교적 지원 덕분"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학계에서도 다양한 분석이 제기됐다. 미후네 에미 고마자와대 교수는 "중국이 러시아의 계획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러시아의 승리가 중국의 대만 통제 시도에 유리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쿠라타 히데야 방위대 교수는 "중국의 입장은 승인이나 반대가 아닌 불편함의 차원"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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