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 상당수가 항생제의 의미와 용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항생제 내성 문제가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항생제 오남용이 내성 문제의 주요 원인이라며, 의료계와 일반인의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질병관리청이 지난해 일반인 800명과 의사 11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일반인의 약 70%가 항생제가 세균 감염 치료제라는 사실을 모르거나 감기와 같은 바이러스 질환에도 효과가 있다고 잘못 인식했다. 항생제 내성을 심각하게 여기는 응답자도 일반인 중 절반가량(52.9%)에 그쳤다.
의사의 경우 약 70%(69.6%)가 항생제 내성을 심각한 문제로 인식했으며, 항생제 오남용의 주요 원인으로 '과도한 처방'(55.9%)과 '환자의 임의 복용 중단'(22.1%)을 지목했다. 하지만 항생제 사용지침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절반 정도(53.6%)로, 의료계 내에서도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항생제 사용이 과도하게 늘었다고 지적했다. 입원 환자의 실제 항생제 필요 비율이 8%에 불과했지만, 75%에서 항생제가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리나라는 2021년 기준 항생제 사용량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약 1.2배로 높으며, 의료기관 처방 중 약 30%가 부적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관리청은 항생제 내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료계와 일반인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사는 지침에 따라 필요 최소한으로 항생제를 처방해야 하며, 환자는 의사의 처방에 따라 정확히 복용하고 불필요한 항생제를 요구하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를 위해 11월 18일부터 24일까지 WHO가 지정한 **'세계 항생제 내성 인식 주간'**을 맞아 국민 대상 캠페인도 진행한다. 질병관리청 홈페이지의 정책정보 코너에서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항생제 내성은 세균이 항생제 효과를 견디며 생존·증식해 치료가 어려워지는 현상으로, 면역력이 약한 환자나 중증 감염 환자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내성 문제가 악화하면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 선택지가 줄어들어 공중보건 위기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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