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뉴욕 할렘에 위치한 애비시니안 침례교회의 새 담임목사인 케빈 R. 존슨 목사와의 인터뷰를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P는 미국 전역에서 많은 교회가 현대적이고 자유로운 예배 문화를 받아들이며 “있는 그대로 오라(Come as you are)”는 접근 방식을 채택하고 있지만, 뉴욕 할렘에 위치한 역사적인 애비시니안 침례교회(Abyssinian Baptist Church)의 새 담임목사인 존슨 목사(Rev. Kevin R. Johnson)는 전통적인 예배 문화를 젊은 세대에게 다시 매력적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존슨 목사는 교회 사무실에서의 인터뷰에서 “전통적인 교회를 쿨하게 만들고 싶다”고 말하며, 남성들이 넥타이를 매고, 여성들이 드레스를 입는 모습을 통해 전통적인 예배가 여전히 시대에 맞는 스타일이라고 느끼게 하고 싶다고 밝혔다.
전통적 예배의 재정립: “전통은 쿨하다”
존슨 목사는 “애비시니안 침례교회는 전통적인 침례교회의 모습으로 남을 것이다”라고 단언하며 “이를 젊은 세대가 흥미롭고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변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넥타이를 매면서도 멋질 수 있고, 드레스를 입으면서도 멋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통해 “전통적인 복장과 예배 스타일이 시대에 맞는 쿨한 문화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존슨 목사는 현대 교회에서 점점 더 흔해지고 있는 “있는 그대로 오라”는 접근 방식을 이해하지만, 애비시니안 침례교회의 “고급 문화(high culture)”를 유지하는 것이 교회의 정체성을 지키는 데 있어 필수적이라고 보았다. 그는 “애비시니안 침례교회가 흑인 문화, 전통, 신앙, 사회적 옹호, 그리고 미래를 대표하는 특별한 위치에 있다”고 강조하며, 이 교회의 전통적 예배가 여전히 흑인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언급했다.
역사적 유산과 전통의 중요성
존슨 목사는 애비시니안 침례교회의 역사적 유산을 언급하며, 독일 신학자 디트리히 본회퍼(Dietrich Bonhoeffer)가 이 교회에서 주일학교를 가르쳤으며,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전 미국 대통령이 콜롬비아 대학 재학 시절 예배에 참석했다고 설명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한 인터뷰에서 “합창단의 찬양을 듣고 설교를 들으며 눈물이 나기도 했다”고 회상하며, 애비시니안 교회에서 느꼈던 특별한 감동을 전한 바 있다.
존슨 목사는 “매주 주일 아침 예배를 준비하며 전통적인 예배의 중요성을 체감한다”고 말했다. 그는 “매주 예배당에 가득 찬 교인들을 보면 우리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교회의 전통적인 예배 방식이 여전히 세계 곳곳에서 5,000명 이상의 온라인 청중을 끌어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단결과 사랑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비전
존슨 목사는 애비시니안 교회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며, 자신의 리더십 하에 교회의 영적 부흥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취임 이후 첫 분기(7월~9월)에 ‘단결’을 주제로 설교를 진행했으며, 현재는 ‘사랑’을 주제로 설교를 전하고 있다. 향후 존슨 목사는 ‘봉사’와 ‘증언’이라는 주제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교회의 부흥과 변화하는 환경
존슨 목사는 취임 이후 20개의 교회 사역을 부활시키고, 소그룹 모임을 통해 교인들과 더욱 깊은 유대감을 형성하고 있다. 그는 교인들의 집을 직접 방문해 작은 모임을 개최하며 “설교단에서 다 하지 못한 개인적인 소통을 통해 교인들과 더욱 가까워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의 일정은 올해 연말까지 이미 꽉 차 있을 정도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그는 또한, 할렘 지역의 변화와 팬데믹 이후의 새로운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는 할렘 지역이 심각한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을 겪고 있지만, 여전히 빈곤, 주택 문제, 정신 건강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회와 개발 기구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도와 신앙 교육, 그리고 정치적 분열
뉴욕 시장 에릭 애덤스(Eric Adams)가 공립학교에서 기도(prayer)를 금지한 것은 실수라고 발언한 데 대해, 존슨 목사는 “부모가 자녀에게 기도를 가르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도는 정부나 학교가 아니라 부모의 책임이다”라며 “공립학교에서 기도를 허용하는 것에 반대하지는 않지만, 특정 종교의 기도만 허용될 경우 법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최근 미국 대선에서 나타난 인종적·정치적 분열에 대해 존슨 목사는 “복음을 정치화하는 것을 멈추고, 마태복음 25장의 메시지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약자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싸구려 복음이다”라며 “교회가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데 더욱 헌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나님이 인도한 길
존슨 목사는 애비시니안 교회 담임목사 임명을 “하나님의 부르심에 대한 순종”으로 묘사하며, 그의 사역이 사람들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애비시니안 침례교회는 모든 목회자가 꿈꾸는 자리”라며,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