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실트론의 미국 법인 SK실트론CSS가 미국 에너지부로부터 7700억 원(5억4400만 달러) 규모의 대출 지원을 확보했다. 13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SK실트론CSS는 지난 5일 미국 에너지부의 ATVM(첨단 기술 차량 제조) 대출 프로그램과 본계약을 체결하며 이 지원이 확정됐다. 이는 지난 2월 조건부 승인을 받은 이후 본격적인 계약으로 이어진 것으로, 원금 4억8150만 달러와 이자 6250만 달러로 구성됐다.
미국 에너지부가 제공한 이번 대출은 자국 내 전기차 제조 산업을 육성하고 관련 생태계를 강화하기 위한 방침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다. SK실트론CSS는 SK실트론의 자회사로, 전기차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 필수적인 탄화규소(SiC) 웨이퍼를 생산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현재 SK실트론은 미국 미시간주 베이시티와 한국 구미 2공장에서 SiC 웨이퍼를 생산하는 듀얼 생산 체제를 구축하여 운영하고 있다.
SiC 웨이퍼는 전기차용 전력 반도체의 핵심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SiC 웨이퍼는 기존의 실리콘 웨이퍼보다 약 10배 높은 고전압과 약 3배 높은 고온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제공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어, 전기차 반도체의 내구성 및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킨다. 이에 따라 SiC 웨이퍼를 사용하면 전기차의 충전 시간을 단축시키고, 최대 10%의 주행 거리 증가도 기대할 수 있다. 전기차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이러한 특성을 지닌 SiC 웨이퍼의 중요성 또한 높아지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는 SK실트론CSS가 추진 중인 SiC 웨이퍼 생산 프로젝트가 전기차 수요 급증에 따른 고품질 웨이퍼 수급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현지에 약 200개의 고임금 일자리와 200개의 건설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미국 내 전기차 산업을 위한 지속 가능한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SK실트론CSS가 미국 정부와 대규모 대출 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삼성전자 등 다른 한국 기업들이 미국 내 투자 및 보조금 협상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미국 정부가 반도체 및 전기차 산업에서 자국 생산을 강화하는 정책을 추진 중인 가운데, 한국 기업들은 이에 발맞추어 다양한 방식으로 현지 생산 확대를 고려하고 있다. SK실트론CSS의 이번 계약은 한국 기업들이 미국 내 투자 환경에서 유리한 조건을 이끌어낼 수 있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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