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씨의 통화 녹취록이 공개된 지 나흘이 지난 3일까지도 공식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이는 용산 대통령실의 주도적 대응을 위한 시간을 확보해주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용산이 끌려다니지 않고 주도적으로 설명하고 쇄신할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한 대표가 언론을 통해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방식에 대해 용산과 당내 친윤석열계의 불만이 있었던 만큼, 이를 불식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한 이번 사안은 한 대표가 전후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사안이라는 점에서 용산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친한동훈계 의원은 "한 대표가 물밑으로 용산 대통령실에 설명을 요청하고, 쇄신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며 문제 해결을 위한 비공개 소통이 진행 중임을 시사했다.
한편 한 대표는 당 안팎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표 측은 "당내 중진들의 의견도 청취하는 등 난국 돌파를 위한 의견을 수렴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당과 대통령실 간의 물밑 조율이 진행되는 가운데, 이르면 4일 한 대표의 공식 입장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 대표의 메시지는 그동안 강조해온 '국민 눈높이'에 맞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김건희 여사 관련 문제에 대해서도 인적 쇄신, 대외활동 중단, 의혹 해소, 특별감찰관 임명 등을 요청한 바 있다. 특히 이번 사태와 관련해 '법적 문제없음'을 강조하는 식의 대응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서는 대통령실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 당선인 시기의 공천개입 논란에 대해 진정어린 사과가 불가피하다"며 "공무원 신분이 아니다', '당원이 의사 개진한 것'이라는 변명은 궁색하다"고 지적했다.
소장파인 김재섭 의원도 "당이 대통령을 결사옹위하는 방식으로 간다면 너무 많은 것을 잃을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신중하게 국민 눈높이에 맞는 해명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는 2022년 6월 재보궐 선거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된 것으로, 추가 녹음파일 공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한 대표로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친윤계에서는 해당 통화 시점에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이었다는 점을 들어 선거법 위반 소지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러한 법리적 접근이 국민 정서와는 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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