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세계적으로 4,000여 개의 종교가 있으며 세계 인구의 약 80%가 종교를 가지고 있다. 21세기에도 신을 믿는 믿음은 건재하다. 종교가 존재하는 다양성은 모두 각각 영적 체험을 경험한 신비로운 특징을 지녔기 때문이다. 신의 음성을 듣거나 신을 만나는 신비로운 영적 경험은 수많은 종교를 발생시키는 원인이 된 것이다. 종교는 영적 체험을 주장하지만 과학은 영적 체험을 증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것이 신경신학이다.
1970년대의 신경과 의사들은 뇌전증 환자에게서 보이는 현상을 영적체험으로 보았다. 뇌전증은 신경장애의 일종으로 이유 없는 발작을 동반하는 것이 특징인데, 환자들이 발작 중에 천사를 보거나 신의 음성을 들었다고 보고되었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간질이라 부르던 병명이 사회적 편견 때문에 2014년 완전히 뇌전증으로 공식화되었다.
당시 신경과 의사들은 이전 종교적 체험(영적 체험)을 일으키는 뇌의 부위는 해마와 편도체를 포함한 내측측두엽 부위라고 생각했다. 이들은 영적 체험을 일으키는 측두엽에 아주 의미심장한 이름, 즉 ‘God's Spot(신의 자리)’이라고 하였다. 간질이라고 한 뇌전증은 영어의 ‘Epilopsy(에필렙시)’인데, 이의 원뜻은 ‘악령에 의해 영혼이 사로잡히다’라는 그리스어에서 나온 말이다.
측두엽은 관자놀이 안쪽에 있는데 뇌의 측면을 따라 뻗어나가면서 깊숙한 곳은 변연계와 연결되어 있다. 변연계는 시각, 청각, 후각, 기억 등을 처리하는 저장 창고 역할을 하는 곳이다. 변연계에서 나는 소리와 빛의 섬광을 신(God), 혹은 신의 음성, 천상의 멜로디 등을 진짜 보고 들은 것으로 착각한다는 것이다.
그는 명상을 하지 않는 뇌와 오랜 시간 명상을 한 뇌를 비교 스캔한 결과, 전체적으로 성직자들의 뇌가 활발하게 작동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곳은 전두엽이었다. 또한 성직자들의 뇌 스캔 사진을 들여다보면 특정 부위보다 뇌 전체가 골고루 활동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명상이나 기도를 할 때 뇌 속에서 맨 처음 일어나는 일은 전두엽 활동이 크게 증가하는 것이다. 전두엽은 정보의 중개소 역할을 하는 시상과 연결되면서 어떤 대상에 집중하게 만든다. 이어서 뒤쪽에 있는 두정엽의 활동도 증가하기 시작한다.
사람들이 십자가나 불상과 같은 시각적 이미지를 보고 있다면 측두엽 아래쪽에 있는 시각계도 함께 활성화된다. 또 전두엽은 뇌의 감정을 담당하는 변연계와 연결되어 더없는 행복함과 고요함 등을 느끼게 해 준다.
기도나 명상이 극에 도달하면 이번에는 시상과 두정엽의 활동이 줄어든다. 이때 시공간의 감각을 잃고 무아지경에 빠질 수 있다. 명상이나 기도를 통해 행복감과 고요함이 점점 증가하다가 어느 순간 신비한 영적 체험이 일어날 수 있다. 이에 자극과 긴장을 담당하는 자율신경계가 활성화되면서 엄청난 에너지와 극도의 행복함을 느끼게 된다. 이 모든 과정은 뇌의 한쪽이 아니라 양쪽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매우 복잡하고 역동적인 과정이다.
손매남 박사
한국상담개발원 원장
경기대 뇌심리상담전문연구원 원장
美 코헨대학교 국제총장
국제뇌치유상담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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