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의대가 학생들의 대규모 휴학 신청을 승인한 것이 국회에 보고되면서, 이에 대한 교육부의 강도 높은 감사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를 두고 서울대 의대가 교육부의 정책 기조에 따랐다는 해석도 나오며, 다른 대학들의 휴학을 막기 위한 무리한 감사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15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학기에 서울대 의대에서 789명의 학생들이 가사휴학을 신청했다. 전체 재학생 866명 중 91.1%에 해당하는 인원이다. 이 외에 군 휴학, 권고 휴학, 질병 휴학을 합친 수는 15명으로 1.7%에 불과하다.
서울대 의대에서는 가사휴학, 군 휴학, 질병 휴학, 권고 휴학으로 나뉘어 휴학 신청을 받는다. 이 중 교육부는 '동맹휴학' 가능성을 의심하며 가사휴학을 문제 삼았다. 하지만 군 휴학이나 질병 휴학은 기존에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가사휴학의 실제 이유와 교육부 감사
교육계와 의료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서울대 의대생들은 가사휴학 신청서에 '동맹휴학'이라는 표현 대신 '일신상의 사유'를 기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자기계발이나 등록금 부담과 같은 이유로 소명되었으며, 이는 다른 학과에서도 일반적으로 가사휴학 사유로 인정되는 부분이기에 교육부가 절차적 위법성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서울대 의대는 1학기 휴학 승인 배경에 대해 "대부분의 학생들이 2학기 휴학을 신청한 상황에서 이를 철회하고 복귀를 설득하기 위해 불가피했다"고 고민정 의원에게 보고했다. 2학기 휴학 신청자는 758명으로, 이 중 가사휴학이 743건이다. 이는 여전히 1학기 재학생 기준으로 85.8%에 달하는 수치다.
서울대 의대는 1학기 휴학 승인으로 인해 2학기 재학생 수가 90명으로 줄었으며, 등록 학생은 112명으로 전체 재학생 대비 12.9%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교육부의 감사 연장과 서울대 의대의 입장
서울대 의대는 교육부의 '탄력적 학사운영 가이드라인'에 맞추어 수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수업일수를 맞추기 위해서는 최소한 10월 1일까지 학생들이 복귀해야 진급이 가능하다고 보고했다. 이는 휴학을 승인한 9월 30일이 교육부가 제시한 유급 방지책을 반영한 마지노선이라는 설명이다.
교육부의 감사는 애초에 11일에 끝날 예정이었지만 21일까지 연장되었으며, 감사 중단에 대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교육부는 "감사 중인 사안에 대해 답변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교육부는 서울대 의대의 휴학 승인 과정에서 위법하거나 부당한 사실이 발견되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감사 내용 및 처리 방향에 대해서는 답변하기 어렵다"고 보고했다.
◈휴학 승인 권한 문제와 교육부의 대응
고민정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40개 의대 중 최소 19곳이 총장이 아닌 학장이 휴학 승인 권한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의대가 있는 대학들에 총장이 휴학 승인을 직접 챙기도록 협조 요청을 한 상태다.
교육부는 "대규모 휴학 승인이 일시에 이뤄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학교장이 직접 관심을 갖고 관리하라"고 강조했다. 또한, 향후 휴학 허가가 대규모로 이뤄질 경우 대학의 의사결정 구조와 교육과정 운영 준비 사항 등을 점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향후 전망과 의정 갈등
교육부의 감사 연장과 서울대 의대의 대응은 의정 갈등 속에서 중요한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서울대 의대는 2학기 학생 복귀를 위해 불가피하게 휴학을 승인한 것으로 보고했지만, 만약 교육부가 이를 취소하라고 지시할 경우 학생들의 집단 유급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정치권에서도 서울대 감사를 중단하고 의정 갈등을 화해시키기 위한 대승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서울대 감사 중단 가능성에 대해 "열어놓고 대화하겠다"고 했지만, 교육부는 여전히 감사 연장 방침을 유지하며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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