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김종생 목사, 이하 NCCK)는 한국정교회대교구, 한국천주교주교회의와 27일 오후 명동 대성당 꼬스타홀에서 ‘인공지능에 대한 그리스도교적 관점’이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세미나에서 바르톨로메오스 총대주교(정교회 세계 총대주교)가 축사를 전했다. 그는 “인공지능은 이미 다양한 기술에 기여했으며 많은 의학적 혁신, 건강 관리, 질병 예방 등 인간 삶의 모든 측면을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인공지능은 삶을 변화시키는 도구로 외견상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 듯하며, 이러한 이유로 오늘날 신앙을 가진 사람들을 포함하여 많은 사람 사이에서 대화의 주제가 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기술이 얼마나 지능적으로 발전하건 간에 AI는 인간 존엄성을 핵심으로 삼으며 발전해가야 한다. 결국 인간의 이성과 지능이 AI를 탄생시켰기에 우리는 도덕적 경계, 안전 규정, 예방 지침, 사회에서의 윤리 구현에 있어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며 “인류의 발전과 미래에 대한 이해는 자유롭고 이타적이며 하나님과 같은 사랑에 의한 공동체 의식을 바탕으로 할 때 제시될 수 있다. 삶은 단순히 알고리즘적 사고에만 기반할 수 없다. 우리는 도덕적 영적 가치를 가장 중시하는 접근법을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이 현대 세계의 긍정적이고 안전하고 존엄하고 규제되고 윤리적인 영향을 미치도록 대화와 상호 존중을 향해 함께 노력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특히, 우리 젊은 세대가 지능의 중요성만 추구할 것이 아니라, 지식과 생명의 근원, 모든 존재의 알파와 오메가 이신 삼위일체 하나님, 사랑의 하나님께 나아가도록 인도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김종생 목사가 축사를 전했다. 김 목사는 “교회는 많은 문제 앞에 서야만 했다. 그 문제가 때로는 교회 내부 공동체에서 제기하는 문제, 어떤 때는 교회 공동체 외부에서 다가오는 문제이기도 했다. 교회 내부 구성원들 사이의 문제도 그렇지만, 교회 공동체 외부로부터 비롯한 문제들은 매우 다양했으며 복잡했다”며 “과학기술의 발전 또한 교회가 맞이한 변화의 큰 흐름이었고, 교회는 그 변화에 대하여 응답하며 세상과 함께 해 왔다. 과학적 세계관의 도래는 교회의 큰 위기로 다가왔지만, 교회는 계속해서 선교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했다.
이어 “인공지능의 발전은 교회는 물론 세상 모두를 놀라게 하고 있다. 때로는 경이로움으로 때로는 두려움으로 우리들의 삶 속으로 침투해 들어오고 있다. 그리고 그 끝을 아무도 알 수 없기에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는 교회가 응답해야 될 커다란 문제로 우리 앞에 서 있다”며 “오늘 이 자리가 하나님 역사의 중요한 지점이 되기를 소망한다. 인공지능은 우리 삶과 교회 사역을 더욱 효율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비윤리적이고 모인격적인 위험성도 함께 내포하고 있다. 이는 인공지능이 사실이 아닌 내용을 마치 옳은 것처럼 내놓는 그럴듯한 오류의 환각을 일으키고, 인공지능 기술을 사용하여 얼굴을 합성하거나 조작하여 가짜 영상을 만드는 기술인 딥페이크는 그릇된 정보로 소통을 왜곡하기 때문이다. 지금 한국 사회가 딥페이크 문제로 한참 여러 가지로 우리들의 마음들을 모으고 있는 지점이기도 하다. 인공지능의 발전은 인공지능 윤리와 함께 성찰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니콜라오스 대주교(그리스정교회 메소게아와 라브레오티키 대교구장)가 ‘인공지능에 대한 그리스도교적 관점: 봉사자인가 지배자인가?’라는 주제로 기조발표를 했다.
니콜라오스 대주교는 “교회는 과거부터 다양한 문제, 특히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도전에 직면해 왔다. 교회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세상과 대화하며 하나님의 뜻을 찾고, 선교의 사명을 다하려고 노력해 왔다.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 역시 교회가 대응해야 할 중요한 과제로 다가오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인공지능의 발전은 인간 삶에 경이로움과 두려움을 동시에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교회는 이 문제를 신학적으로 성찰할 필요가 있다. AI는 그럴듯한 오류를 내놓거나 딥페이크와 같은 윤리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정보의 왜곡과 비윤리적 사용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은 인간의 지능과 유사한 특성을 지니고 있지만, 감정이나 윤리적 판단을 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AI는 방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진단을 내릴 수 있지만, 인간처럼 자유 의지나 양심을 갖고 있지 않다. 이는 AI와 인간의 본질적인 차이를 드러내는 중요한 요소이다”고 했다.
니콜라오스 대주교는 “AI는 인간의 많은 능력을 초월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로 인해 통제의 어려움과 윤리적 기준 설정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알고리즘과 기술적인 시스템이 사회를 지배할 가능성도 있으며, 이러한 문제는 교회와 사회가 깊이 성찰해야 할 중요한 도전 과제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AI의 발전은 인간 정체성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AI는 인간처럼 지능적이지만 감정과 영혼이 없는 존재로, 인간의 이성적 판단과 정신적 깊이를 위협할 수 있다. 교회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인간의 본질과 존엄성을 유지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심포지엄은 이어 한창헌 모세 신부(한국 천주교, 성바오로수도회 양성위원장)가 ‘인공지능과 가톨릭 교회’, 신익상 목사(NCCK 신학위원회 위원, 성공회대학교 신학대학원 교수)가 ‘인공지능 시대, 기독교 문해력 교욱의 방향 찾기’라는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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