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구약학회 제126차 추계학술대회 개최
한국구약학회 제126차 추계학술대회 단체 사진. ©한국구약학회 제공

한국구약학회(회장 안근조 박사)가 최근 주안대학원대학교(총장 유근재)에서 ‘고대 이스라엘의 문학’이라는 주제로 제126차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하경택 박사(장신대)가 ‘문학으로서의 구약성서 이해: 시편 114편의 문학적 분석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 부자와 나사로 이야기, ‘기록된 말씀’인 구약성서 통해 하나님의 음성 듣는 것이 중요함 전해

하경택 박사는 “예수께서 말씀하신 부자와 나사로 이야기는 다음과 같은 아브라함의 말로 끝난다. ‘모세와 선지자들에게 듣지 아니하면 비록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나는 자가 있을지라도 권함을 받지 아니하리라’(눅 16:31). 여기에서 모세와 선지자는 구약성경을 가리킨다. 모세와 선지자는 히브리어 성경의 두 축인 율법서와 예언서를 상징한다”며 “그것은 율법서와 예언서의 저자로 여겨지던 인물들을 통해 기록된 문서를 나타내고자 하는 은유적 표현”이라고 했다.

이어 “부자와 나사로 이야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에서 가장 분명한 것은 ‘기록된 말씀’의 중요성을 깨닫게 하는 것이라 말 할 수 있다”며 “이 이야기는 그 어떤 것보다 ‘기록된 말씀’인 구약성서를 통해서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그것은 죽은 자가 살아나는 기적보다도 우선한다는 것이다. 기록된 말씀인 구약성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것의 성격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 시편 114편의 내용, 어떻게 이해될 수 있는가?

한국구약학회 제126차 추계학술대회 개최
한국구약학회 제126차 추계학술대회 진행 사진. ©한국구약학회 제공

하 박사는 “시편 114편의 내용은 어떻게 이해될 수 있을까? 1연의 주제는 이스라엘의 ‘출애굽’이다. 이 주제는 시편 114편을 관통한다. 이스라엘이 애굽에서 나올 때 유다·이스라엘은 각각 그의 성소와 영토가 되었다고 말한다”며 “여기에서 ‘그의’라는 3인칭 남성 단수의 소유대명사가 특정되지 않아 ‘그’가 누구인지를 주목하게 한다”고 했다.

또한 “이집트와 ‘언어가 다른 민족’이라는 명칭의 평행법을 통해서 바벨론에서의 귀환을 의미하는 제2의 출애굽을 떠올릴 수 있게 하기도 한다”며 “성소와 영토의 평행법을 통해 유다와 이스라엘이 동일하게 하나님이 구별하시고 거주하시는 성소일 뿐만 아니라 두 곳 모두 하나님의 통치가 실현되는 하나님의 나라라는 사실을 드러내기도 한다. 출애굽의 목적이 이스라엘 안에 거주하는 것(출 29:46)이며, 하나님의 통치가 이루어는 ‘나라’ 가 되게 하심(출 19:6)이라는 사실이 확인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2연의 주제는 출애굽 사건에 대한 세계의 반응이다. 이때 세계의 대표자들로서 바다·요단과 산들·언덕들이 등장한다. 두 종류의 대표자들은 상이한 반응을 보인다. 이 대표자들은 두려워 ‘도망하는·물러가는’ 대상(바다·요단)과 기뻐 뛰노는 대상(산들·언덕들)으로 나뉜다”며 “여기에는 ‘동등화’와 ‘대조’를 동시에 보여주는 평행법이 나타난다. 바다와 요단의 도망·물러감을 통해 출애굽과 입가나안(eisodus)이 동등화되어 두 사건이 하나님의 구원을 증언하는 하나의 사건이 된다”고 했다.

이어 “물러감과 뛰놂의 대조를 통해 바다·강과 산·언덕이 서로 다르게 반응하고 있음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이때 바다·강과 산·언덕이 모두 의인화된다. 이러한 의인화 기법은 독자들에게 하나님의 구원사건에 감정이입하도록 만들 뿐 아니라 하나님이 베푸신 기적을 더욱 생동감 있게 전달하는 효과를 낳는다”며 “산과 언덕들은 바다나 강과는 달리 하나님의 적대세력이 아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구원역사에 동참하고 그것을 기뻐하는 하나님의 협력자들”이라고 했다.

하 박사는 “3연은 질문이다. 2연에 묘사된 대상들에게 질문한다. 서술에서 질문으로 문장의 종류만 달라졌을 뿐 사용된 낱말이나 문장 구성은 거의 동일하다. 미완료 형태로 표현된 이 질문은 과거 행동에 대한 질문이 아니라 현재 행동과 상황을 염두한 질문”이라며 “하나님의 구원사건이 과거의 사건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현재에도 여전히 경험될 수 있으며 경험되어야 할 구원사건이라는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 “이러한 차원에서 이 질문은 단순한 질문이 아니라 마땅히 그렇게 되어야 하는 ‘당위성’을 내포하고 있다. 과거나 지금이나 바다와 요단은 하나님의 꾸짖음에 물러가야 하고, 산들과 언덕들은 하나님의 구원 사건을 보며 뛰노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말”이라며 “하나님의 구원을 통해 적대세력은 물러가고 하나님의 협력자들은 구원사건을 기뻐하고 즐거워해야 함을 질문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4연은 명령이다. 4연에서 시인은 ‘땅’에게 명령한다. 여기에서 땅은 하나님의 공간인 하늘과는 달리 사람에게 주어진 공간을 의미한다. 그것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세계이며, 사람에게 맡겨진 곳”이라며 “그러한 공간이 의인화되어 있다. 이러한 의인화를 통해 시인은 땅에 속한 모든 나라와 민족, 더 나아가 피조물 전체를 소환한다”고 했다.

그리고 “그들 모두를 향하여 명령한다. ‘주님 앞에서 춤추라.’ 여기에서 춤추라는 명령은 ‘슬픔을 춤으로 바꾸신’(시 30:11) 하나님의 구원을 기뻐하고 감사하며 찬양하라는 것”이라며 “이것은 ‘호흡이 있는 것들은 모두 야훼를 찬양하라’(시 150:6)와 같은 의미의 명령이다. 이때 시인은 찬양과 예배를 받으셔야 할 분이 누구이신가를 밝힌다. 그분은 주님이신 야곱의 하나님이시다. 야곱의 하나님은 출애굽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족장사를 떠올리게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인은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가를 소개한다. 그분은 바위·차돌 바위를 연못·물샘이 되게 하시는 분이다. 이것은 출애굽시 광야에서 베푸신 하나님의 구원사건을 떠올리게 하며, 제2의 출애굽을 기대하게 한다”며 “이를 통해 시인은 주님이자 야곱의 하나님이신 그분은 앞으로 제2의 출애굽뿐 아니라 그것에 상응하는 구원사건을 얼마든지 일으키실 수 있는 분임을 천명한다”고 했다.

하경택 박사는 “경전적인 문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구약성서는 그것을 시대에 맞게 구속력 있는 말씀으로 풀어내는 해석자를 요청한다”며 “해석자는 기본적으로 구약성서가 가지고 있는 역사·문학·신학적 특징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문학으로서 구약성서는 ‘기록된 문서’이라는 구약성서의 특징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글의 양식’을 보여준다는 의미에서 중요하다”며 “더군다나 문학적 접근은 나머지 두 차원인 역사적 차원과 신학적 차원을 아우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또한 “시문학 연구방법론으로 소개된 ‘구조분석’, ‘평행법’, ‘은유’의 분석은 본문의 의미를 파악하는 데 유용한 도구”라며 “시문의 역동성과 창조성을 잘 포착할 수 있게 한다”고 했다.

아울러 “시편 114편은 첫 번째 출애굽을 모티브로 하여 두 번째 출애굽과 그 이후에 전개될 하나님의 구원역사를 조망하게 한다”며 “시인은 그러한 하나님의 구원역사에 대한 확신 속에서 온 세계를 향해 ‘땅아, 주님 앞에서 춤추라. 야곱의 하나님 앞에서’라고 외친다”고 했다.

한편, 이날 주제분과와 일반분과 발표 순서도 진행됐다. 주제분과에서는 ▲김흥현 박사(숭실대)가 ‘문학으로서 룻기의 서술 기법에 대한 고찰- 룻기 1:1-5; 2:14-17의 에크프라시스(ekphrasis)를 중심으로’ ▲정대준 박사(광신대)가 ‘그래서 누가 누구를 죽였단 말인가?: 히브리 성경의 우화 패턴-나단의 우화를 중심으로’ ▲박정연 박사(베를린자유대)가 ‘성경 히브리어 키 임’(kî ʾim)의 재분석은 에스겔 44:9-16의 수수께끼를 풀 수 있을까?’ ▲임성권 박사(장신대)가 ‘시편 119편과 145편에서 나타나는 절 단위 평행법에 관한 비교 연구’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고, 일반분과에서는 ▲한동구 박사(평택대)가 ‘레 11장의 음식규정의 신학사상’ ▲오민수 박사(대신대)가 ‘신명기 사가의 평가(왕하 17:24-41)와 복음서 전승을 통해 조명한 사마리아 비차별적 포용 전통의 맥을 찾아서’ ▲이삭 박사(연세대)가 ‘사무엘상하 사울-다윗 이야기는 당시 역사적 배경을 밝혀주는 사료인가? 해당 성서 내용은 기원전 11-10세기 남부 레반트 고고학적 내용과 상충되는가?’ ▲변경욱 박사과정(평택대)가 ‘호세아서내의 야곱전승과 모세전승 합류에 관한 연구-호세아 12장에 나타난 신명의 사용을 중심으로’ ▲김영호 박사(성공회대)가 ‘구약 성서에 두 개의 십계명이 서술된 이유는 무엇인가?’ ▲김주현 박사(사랑의빚진교회)가 ‘MT와 Papyrus 967, 두 권의 에스겔서를 통한 하나님의 영 이해’ ▲최종원 박사(서울신대)가 ‘오경 안에서 보편주의 관점으로 본 이방인 포용성에 대한 연구’ ▲정승현 박사(주안대학원대)가 ‘선교적 신학에 관한 소고: 선교 적 해석학과 조직신학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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