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1~11장이 우주 만물과 종족에 대한 창조의 역사라면
창세기 12장부터 ‘한 사람’ 통한 인류 구원 위한 새 창조의 역사
창세기 12장 축복의 전제는 떠남, 이 축복은 지속적·선교적·인류의 소망
성경: 창세기 12장 1~3절 제목: ‘복이 되기 위해 복을 받는다’
지난번 우리는 창세기 1장~11장의 말씀에서 창조, 타락, 홍수 심판, 노아와의 언약, 그리고 바벨탑 사건을 통해 인간의 죄와 타락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구원 역사가 장엄한 드라마처럼 펼쳐지는 것을 보았다. 또한 그 대표적 말씀인 창세기 3장 15절에서 여인의 후손인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 예언을 통해 인간을 죄와 사탄의 노예로부터 구원하시려는 하나님의 구원역사를 보았다.
이번 본문은 이 구원의 구체적인 실현을 위해 ‘한 사람’의 부르심과 그의 후손을 통해 하나님의 구원 역사를 위해 이스라엘의 역사를 여시는 것을 보게 된다. 그러므로 창세기 1장부터 11장까지를 우주 만물과 종족에 대한 창조의 역사라고 한다면, 창세기 12장부터는 인류 구원을 위한 새 창조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한 마디로 ‘한 사람’의 부르심을 통해 그 자신뿐만 아니라, 만민이 복을 받도록 하는 것이 하나님의 또 다른 새 창조의 역사인 것이다. 이처럼 지금도 나 한 사람을 구원하신 목적은 나로 인해 만민에게 복을 주시려는 하나님의 섭리가 담겨있음을 알아야 한다. 다시 말해 이번 말씀의 제목처럼 ‘복이 되기 위해 복을 받는다’는 말씀을 깨닫는 것이다.
어떤 신학자는 성경을 크게 둘로 나눈다면 흔히 구약과 신약이 아니라, 창세기 1장~11장의 전반부와 창세기 12장부터 요한계시록 22장의 후반부인 둘로 나눈다고 말했는데, 이는 매우 의미심장한 말이라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성경의 전반부와 후반부를 나누는 기준이 창세기 12장이 되는 것이다. 이만큼 창세기 12장은 인류 구속을 위한 획기적인 전환점의 장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창세기 12장은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이르시되...’라고 시작하고 있다. 그런데 창세기 1장도 보면, 온 세상을 창조하시면서 ‘하나님이 이르시되...’라는 말씀으로 시작하였다. 다시 말하면 창세기 1장에서 하나님이 우주 만물을 창조하시면서 당신의 말씀으로 시작하셨듯이 창세기 12장에서도 인간을 새롭게 창조하시면서 역시 당신의 말씀으로 시작한 것이 서로 조화를 이룬다. 다시 말해서 창세기 1장에서 11장까지 있었던 인류의 타락과 홍수 심판 이후 하나님의 긴 침묵을 깨고 미래를 향한 구원의 놀라운 역사로 하나님의 새 창조가 다시 시작된 것이다. 그것을 하나님께서는 바로 ‘한 사람’을 통해 시작하신 것이다.
그래서 본문인 창세기 12장 1~3절의 말씀을 보면, 여기서 두 가지의 동사, 즉 ‘떠나라’와 ‘복이 되라’는 동사를 발견하게 된다. 이 두 동사는 명령형인데, 두 번째 명령은 첫 번째 명령의 결과이다. 그러니까 하나님은 아브람에게 ‘네 집을 떠나면 너는 복이 될 것이고, 너로 인해 만민이 복을 얻을 것이다’라고 말씀하시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세 가지의 놀라운 주제를 발견할 수 있는데, 그것에 대해 함께 묵상해 보는 것이 오늘의 핵심이다.
첫 번째 주제는 축복이라는 것은 떠남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그렇다. 아브람이 먼저 떠나야만 그 자신이 복을 받게 되고, 그로 인해 만민이 복을 받게 되는 것이다. 그 이전에 사람들이 살아왔던 세상은 어떤 세상이었나? 그곳은 바벨탑을 하늘 높이 쌓아 올린 것처럼 높아진 인간의 교만과 욕심과 자기중심적인 타락의 문화였다. 그러나 그런 곳에서는 구원이 없다. 인간 구원은 이전의 방식과 가치관으로는 결코 이루어 낼 수 없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구원 방법은 어디에 있나? 무명의 사람, 그리고 불임의 아내를 둔 미약한 남편 아브람, 곧 ‘한 사람’을 통해 이루시려는 것이 당신의 구원 방법이었던 것이다. 이것은 누구도 상상치 못했던 하나님의 방법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그에게 먼저 ‘떠나라’고 명령을 하신 것이다.
‘하나님의 선교’라는 책을 쓴 크리스토퍼 라이트(Christopher Wright) 박사는 이 ‘한 사람’ 아브람에 관한 이 사건을 가리켜 ‘첫 번째 출애굽’이라 불렀다. 그러니까 모세를 통해 이스라엘 백성들이 출애굽한 사건은 ‘두 번째 출애굽’인 셈이 된다는 말이다.
훗날 사도 바울은 갈라디아서 3장 8절에서 오늘 본문 창세기 12장 1~3절과 서로 깊은 연관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하나님이 이방을 믿음으로 말미암아 의로 정하실 것을 성경이 미리 알고 먼저 아브라함에게 복음을 전하되 모든 이방인이 너로 말미암아 복을 받으리라 하였느니라’(갈 3:8)고 말했는데, 여기서 우리는 두 가지 질문과 답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하나는 창세기 12장에서 하신 하나님의 명령이 곧 아브람에게 전한 ‘먼저 복음’이라는 말인데, 그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그리고 또 다른 질문은 아브람에게 전한 이 ‘먼저 복음’이라는 것이 어떻게 해서 ‘모든 이방인’에게까지 복이 미칠 수 있는가이다. 이상의 두 가지 질문에 대해 우리는 주목하면서 답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은 아브람에게 전한 ‘먼저 복음’은 그가 그 시대에도 메시아를 볼 때를 기다리며 즐거워했다는 요한복음 8장 56절의 말씀 가운데서 찾을 수 있다. 예수님은 ‘너희 조상 아브라함은 나의 때 볼 것을 즐거워하다가 보고 기뻐하였느니라’(요 8:56)고 말씀했다. 그러니까 이 말은 아브람은 그의 살던 때부터 장차 그리스도의 오심에 대한 하나님의 계시와 섭리를 미리 알고 있었다는 말이고, 그랬기에 그는 기뻐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창세기 12장에서 아브람에게 임한 말씀이 ‘먼저 복음’이 되는 것이다.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은 그의 씨인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이방이 복음을 들음으로 인해 복을 얻게 되기 때문에 아브람에게 전한 먼저 복음이 결국 이방인에게도 복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다시 정리한다면, 아브람처럼 열방에 축복의 통로가 되려면 떠나야 할 것을 먼저 떠나는 결단과 용기와 믿음이 필요하다. 떠난다는 것은 다른 말로 버린다, 비운다, 없애다, 포기하라는 뜻인데, 과연 무엇을 그렇게 해야 할지에 대해 항상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두 번째 주제는 이 축복은 지속적이고 선교적이라는 것이다. 아브람에게 주신 축복의 약속은 지속적인 면에서 그의 후손 이삭과 야곱에게도 재차 약속하여 주신 것을 알게 된다. 창세기 18장과 창세기 22장에서 다시 아브라함에게, 그리고 이전보다 더 강력하게 동일한 말씀을 주셨고, 창세기 26장에서는 벧엘 광야에서 야곱에게도 재차 확인하셨다. 이처럼 아브람에게 주신 약속은 그의 후손들에게도 지속적인 말씀인데, 따라서 이 축복의 약속은 하나님 나라를 소망하는 지금의 성도들에게도 동일하게 지속적으로 주신 약속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이 약속과 축복은 선교적이라는 점이다. 아브라함에게 선포하신 하나님의 이 복은 시간적으로는 무한한 복이며, 지리적으로는 제한이 없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복이 되라는 이 말씀은 앞으로도 먼 미래에까지 그리고 땅끝까지 펼쳐야 할 축복의 메시지인 것이다. 다시 말해서 선교적이라는 말이다. 그러니까 아브라함에게 내리신 이 축복의 선언은 하나님의 구원하시는 새 창조의 시작인데, 이는 아브라함 이전까지의 악함과 교만과 어리석음으로 인해 파멸로 떨어지는 것처럼 보였던 인류를 다시 회복하고 새롭게 구원하시는 새 창조의 역사인 것이며, 동시에 이는 지속적이며 선교적인 메시지라는 말이다.
그러므로 선교란 무엇인가? 선교란 ‘인간의 실패와 교만과 타락에 의해 손상된 부분에 하나님의 약속과 축복이 임하는 것이다’라고 정의를 내릴 수 있다. 그러므로 오늘도 이런 선교에 부름받은 우리는 놀라운 긍지와 자부심을 가질 필요가 있고, 동시에 이런 놀라운 축복과 은혜의 반열에 불러주신 하나님의 초청과 은혜에 감사와 찬양을 드리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세 번째 주제는 이 축복과 약속은 소망이라는 사실이다.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아브라함 이전의 세계는 인간의 타락과 가인의 형제 살인, 홍수 심판과 바벨탑 사건 등으로 인해 말로 다할 수 없이 망가지고 추락한 인간세계를 그리고 있다. 그런데 창세기 12장에 와서 아브라함과 그의 후손인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의 복과 약속이 열방에까지 선포됨으로 말미암아 인류에게 참 소망을 주신 것이다. 그리고 이 소망은 믿음으로 순종할 때 오는 축복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소망을 주신 그 하나님 앞에 믿음으로 나아가야 하며, 절망과 어둠으로 가득 찬 이 세상에서도 하나님의 선교의 명령에 순종함으로 말미암아 훗날 하나님 나라의 약속과 복을 모두 누릴 수 있기를 소원한다.
결론적으로 지금까지 ‘새 창조’와 ‘떠남’과 ‘선교’라는 키워드가 개인의 복과 이어서 열방의 복(약속)과 어떻게 연관될 수 있는지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 말씀이 오늘의 기도 제목이 되기를 소원한다.
[말씀묵상기도]
1. 우리의 많은 사역 이전에 먼저 ‘떠남’의 진리를 깨달을 수 있도록 기도하게 하소서.
2. 하나님께서 창세기 12장 이전의 세상과 이후의 세상으로 크게 둘로 나누는 획기적인 전환점을 이루듯이 오늘 우리에게도 하나님의 언약의 백성으로서의 새 창조의 역사에 동참하는 인생의 전환점을 마련하는 지혜와 계시의 영을 주소서.
3. 그리스도가 참 소망이요 복이 되신 것처럼 우리도 세상에 복이 되기 위해 복을 받게 하소서. 나아가 이 땅의 교회와 성도들을 통해 온 세상에 하나님의 복의 통로가 되게 하소서.
김영휘 목사/선교사
KWMA 운영이사
시니어선교한국 실행위원
서울남교회 은퇴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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