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를 배우는 중입니다”라고 하니까 “기도가 배워야 할 만큼 어려운 것인가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기도는 어쩌면 비명처럼 본능적으로 터져 나오는 것 아니냐는 반문이었다. 그럴 수도 있겠다. 그러면 왜 예수 그리스도는 마음에 맺힌 대로 토해 놓으라거나 네가 원하는 것을 솔직하게만 말하면 된다고 하지 않고, 흔히 ‘주기도문’이라고 부르는 기도를 예시로 들어가면서 세세히 일러 주셨을까? 그 안에 도대체 무엇이 있길래 굳이 그렇게 기도하라고 당부하셨을까?
‘주기도’는 그리스도인의 생각을 바꾸는 기도이다. 기도하는 방법들을 여럿 따라 해 보았으나 자주 실패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알맹이는 그대로 둔 채 변죽만 울렸기 때문인지 모른다. 예수 그리스도는 기도의 알맹이를 바꾸라고 하신다. 기도하는 생각을 전환하라고 상세하게 안내하신다. 기도하는 생각이 바뀌면 기도는 절로 흘러나오고 마침내 일상을 촉촉이 적신다. 기도가 달라지고 일상이 그에 따라 회전하면 삶의 궤적까지 달라지기 마련이다.
저자 김형국 목사(나들목교회 담임)는 이 책에 그의 기도와 기도를 공부한 이들의 기도까지 담아내면서 달라지는 기도를 책에 직접 적게 해놓았다.
저자는 책 속에서 “세상에서의 압박과 긴장을 뚫고 평안에 이르는 힘이 바로 예수님이 가르쳐 주신 기도에서 나온다. 실상은 우리가 주기도를 외워서 하나님께 기도를 드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주기도가 우리를 형성하여 우리 자신을 하나님께 드리게 만든다. 젓가락질도 배워야 제대로 할 수 있는데, 주님이 가르치신 기도를 본능적으로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은 오만이다. 예수님의 기도는 배워야 한다. 그 기도를 배우려면 제일 먼저, 기도 시간을 확보해서 골방으로 들어가야 한다. 시간 확보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어떤 사람은 ‘저는 늘 기도해요’라고 한다. 하지만 이는 기도가 무엇인지 모르고 하는 말이다. 하나님이라는 개념이 내 의식의 언저리에 떠다닌다고 해서 다 기도가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나님과 이웃을 더 깊이 사랑하면 할수록 하나님나라가 더 절실하게 필요해진다. 자기 몸 하나, 자기 인생 하나만 생각하면 자신만 안 아프고 별일 없는 한 하나님나라는 안중에 안 들어온다. 불행히도 이것이 우리의 본질이다. 자신이 아플 때는 세상이 다 아픈 듯 고통을 호소하지만, 자신에게 별문제가 없으면 세상은 살 만한 곳이 되어 버린다. 이것이 얄팍한 우리 모습이다. 우리는 흔히, 하늘에 계신 하나님의 뜻은 이미 정해져 있고, 우리는 그저 하나님이 일하실 때를 기다리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성경 구절은 우리가 이 땅에서 하나님의 뜻에 따라 기도하면 하늘에 계신 하나님이 일하신다고 한다. 마치 땅이 하늘을 움직이는 것처럼 표현하고 있다. 이것이 성경에서 말씀하는 하늘과 땅의 관계다”고 했다.
끝으로 저자는 “사람들은 기도로는 아무것도 못 바꾼다고 생각한다. ‘기도한다고 사람이 달라지나? 기도한다고 교회가 새로워지나?’라고 한다. 더군다나 세상을 바꾸는 일에 기도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무용지물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들이 드린 기도는 주기도가 아니기 때문이다. 주기도는 사람을 달라지게 한다. 주기도는 교회를 살려서 하나님나라 운동의 전초기지로 세운다. 주기도는 깨지고 상한 세상을 회복하는 능력을 발휘한다. 주기도는 그저 외우는 기도가 아니라 주기도의 사상을 따라 드리는 기도이며, 우리 각자가 자기 언어로 드리는 기도이다. 또한 하나님에서 출발하는 기도이며, 생각하며 드리는 기도이다. 그리고 마침내 하나님을 상으로 얻는 기도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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